노을 지듯 어느 날

by 무량화

몇몇 날 해무로 흐릿했는데 모처럼 청명하게 개인 오후.

낙동강에 금빛 노을이 내린다.

강물에 석양빛 물들면 괜스레 고즈넉해지며 저마다 눈빛 선량해지게 마련.

느낌이 있는 아날로그식 감성 되어 시인처럼 잔잔한 감동을 길어 올리게 된다.

한 줄 시 그렇게 해변에 써내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가만 말없음표로 남을 일이다.


일몰 시각은 더할 나위 없이 마음 차분해지고 그윽해지는 시간대.

황혼을 바라보자니 인간사 뭐든 다 이해하고 포용하고 관조할 수 있는 너그러움 차오른다.

아쉬움이며 후회나 원망의 티끌들 미련 없이 훌훌 파도에 실어 먼바다로 띄울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가 나이듦은 긍정의 샘이 깊어져서 동그랗게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라 했던 그대로구나.



낙동강에 금빛 주단 아름다이 펼친다는 아미산 노을마루에서 지는 해 바라보았다.

서서히 조금씩 하지만 기어코 서녘 심연으로 까무룩 침몰해 버리는 해.

그래서 일몰이라 했던가,

산자락 사이로 태양은 아주 고요히 잠겨 들었다.

거의 스며들듯 부드럽고도 자연스러이.

다사롭지만 쓸쓸히 휘감기는 낙조의 여운.

휘날리는 나뭇잎까지 감성의 현 스리슬쩍 자극해서일까.

내 나이 지금 어쩌면 시월 진작에 보내고 아마도 생의 여정 십일월에 들어설 즈음일지도.

그 시간표 아는 분은 오로지 하느님뿐.

하여 노을 지듯 어느 날

순하게 떠날 수 있는 축복 허락되었으면...



노을/서정윤



누군가 삶을 마감하는가 보다

하늘에는 붉은 꽃이 가득하다



열심히 살다가

마지막을 불태우는 목숨

흰 날개의 천사가

손잡고 올라가는 영혼이 있나 보다



유난히 찬란한 노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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