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 수협 활어센터 싱싱한 회

by 무량화


우도행 배를 타러 갈 때나 들렀던 성산항.

갑문 도크에서 내려다보며 어선 사진이나 찍었던 성산포구다.

성산포수협 회센터는 지역민 아니고는 알 수 없을 만치 깊숙이 뒤돌아 앉아 있었다.

일출봉 산행을 꼬드긴 부산 친구 김선생과 동행한 어제.

그녀의 친구로 트래킹에 동참한 이선생은 가까운 신산리에 사는지라 성산 관내 지리를 훤히 꿰고 있었다.

이선생이 앞장서 우리를 안내했다.

수협 건물은 준공 일자가 2020년, 새 건물이라 외양뿐 아니라 내부시설도 깔끔했다.

폭염 속에 일출봉 산행을 고집해 미안하다며 김선생이 회를 대접하겠노라 했다.

브레이크 타임이라 회 센터 휴게실에서 좀 기다렸다.

틈새를 이용, 성산 항구로 나와 마침 출항 준비로 부산한 고깃배들을 구경했다.

저녁 바다는 호수처럼 아주 잔잔했다.

새카만 밤바다에서 집어등 밝히고 어로작업에 나서기 전, 어선마다 잡은 생선의 선도를 유지시키고자 냉동고에 얼음을 채우고 있었다.

삽질하는 인부의 대부분은 외국 근로자였다.

서정적인 풍경으로만 바라봤던 밤바다에서의 어로작업.

파도 심한 날이 아닐지라도 험하디 험한 밤바다, 치열한 삶의 현장이 눈에 선히 그려졌다.



시간이 돼 활어센터로 돌아와 보니 어느새 엄청 큰 도다리를 저울에 달고 있었다.

한 마리 가격이 6만 5천 원이었다.

세상에나! 저 큰걸 세 여성이 다 먹는다고?

곧 회를 떠서 올려 보낼 테니 삼층으로 먼저 가 있으라 했다.

어선들이 내려다보이는 식당 홀은 바다처럼 넓었다.

네시 갓 지난 터라 식당 안은 조용했다.

바다 비린내가 배어 있을 것 같았으나 식당 역시 청결하고 모든 시스템은 위생적이면서 공장처럼 척척 가동되고 있었다.

전에 가본 자갈치시장 횟집과는 비교 자체가 어불성설이리라.

나름 자갈치도 건물을 새로 짓는 둥 현대화시켰다 해도 여전 임시수도 자갈치 아지매 이미지 그대로.

반면 최신식 규모로 단장하고 출범한 지 겨우 몇 해째인 성산포라 활어 어판장이지만 깨끗하기 이를 데 없다.

흰 타일 바닥에 푸르게 페인팅된 벽이며 바닥부터 안심하고 회를 먹을 맛이 난다.



삼층 식당에서 1인당 칠천 원이면 회와 찌개며 밥반찬이 딸려 나온다고 했다.

금세 푸짐한 상이 차려졌다.

횟집에서라면 세 겹은 냈을 만치 두툼하게 썬 도다리회가 큰 접시 가득하다.

여러 양념장에 마늘이며 야채도 넉넉히 담아왔다.

폭염에 녹아버려 요새 채소 가격이 금값이라는데 깻잎 상추 곰보배추 수북하다.

무생채는 산뜻한 맛이고 생미역에 싸 먹은 가파도 청보리밥 별미였다.

개인 횟집이 아닌 수협에서 운영하는 식당이라 가게 목적이 철두철미 주판알만 튕기지는 않는 듯.

큰 산을 허물듯 먹어도 먹어도 별로 줄어들지 않는 횟감.

금방 기름에서 건진 고구마튀김 바삭한 맛을 본 다음부터 횟거리는 매운탕 국물에 샤부샤부처럼 익혀 먹었다.

그 많은 걸 결국은 셋이서 바닥냈다.

소주를 못하는 사람들인 데다 맥주조차 음주운전 생각해 마시지 않았으니 맨입으로 들 회를 잘도 먹어치웠다. ^ㅎ^

칠십 대 아녀자 셋 다 허리 두둑해져 밖으로 나오자 해지는 성산포구가 파스텔화를 그려놨다.

저 건너 지미봉이 노을 속에 동그마니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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