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이 최고야!

by 무량화

역시 입맛에 딱 맞는구나.
여전히 난 야채반찬에 된장찌개면 최고 밥상이라니까.

오랜만에 된장찌개를 끓였더니 풍기는 내음부터 쥑인다.

찹쌀과 현미 기장 보리쌀 백미 귀리 수수 병아리콩이나 렌틸콩을 넣어 지은 밥 한 그릇.

잡곡밥을 상추쌈 혹은 호박잎에 싸 먹다가 된장찌개에 비벼먹기도 한다.

오늘은 된장찌개가 있으나 요샌 무더운 날씨라 국물 차게 식힌 오이냉국을 자주 만든다.

평소 빵이나 국수로는 식사를 대신하지 못하는 1인이다.

미동부에서는 보통 베이글과 커피로 아침을 때우나 둘 다 내 입맛에 맞지 않아 거의 안(못) 먹었다.

태생적으로 한정식을 즐기는 토종 식성을 지녔다.

그렇다고 아침부터 김치하고 밥이야 먹을 수 없으니 이민살이 땐, 미숫가루를 우유에 타 마시거나 우유와 바나나 블루베리를 믹서 해서 스무디 형태로 만들곤 했 다.

국수 역시 쌀국수는 먹어도 밀가루 국수나 메밀국수는 영 별로인 사람이다.

따라서 식당에 갈 일이 생기면 자연 한정식을 찾게 된다.

그러나 매식도 그리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가급적 식사는 집밥으로 해결하는데 게으른 데다 음식 조리에 진심을 내지도 않으니 대충 때우기 일쑤다.

핑계 같지만 제주살이하는 지금, 혼자 먹자고 요것조것 챙기기가 쉽잖다.

해서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어렵다는 문제가 대두된다.

다만 나이 들수록 근감소가 염려되므로 단백질 섭취는 유념해서 매끼 섭취하려 노력한다.

한때 베지테리안에 가까울 정도로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해왔으나 이젠 거기서 자동 탈퇴했다.

단백질 함유식품인 유제품, 계란, 육류, 생선, 콩, 견과류 중 계란이나 육류는 쉬 질리는 편이고

생선 비린내 싫어하니 집에서 도통 요리하지 않으며 견과류는 도무지 손이 잘 안 간다.

그럼에도 식품이 아닌 보충제는 홍삼엑기스 외는 전혀 안 먹는다.

건강기능식품이라며 선전하는 약제란 걸 신뢰하지 않기에 근육이 빠져 걷지 못할 상태라면 모를까 아무리 의사들이 추천하는 보조제라도 사절이다.

You are what you eat.

곧 내가 먹는 게 나를 만든다.

섭취하는 음식물에서 얻는 영양소를 바탕으로 세포 만들고 에너지 얻는 우리다.

고로 음식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의 토대가 되어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마련.
흔히 대수롭잖게 여기는 한 끼 식사, 일용할 한 끼 식사에 진정으로 감사기도를 바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음미하며 부드러이 목으로 넘긴 음식만이 내 몸이 되어야 안전하다는 생각이 굳어 고정관념으로 박힌 나.

그렇다면 직접 좋은 재료를 골라 손수 입에 맞게 조리해서 맛깔스런 음식을 식탁에 올려야 정녕 금상첨화이련만...

매 끼니 입에 착 감기는 반찬 새로이 만들어 스스로에게 대접한다면 좀 좋을까만은...



아침나절 아랫집에서 방금 따온 야채를 골고루 한 봉다리 전해줬다.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가꾼 상추며 풋고추 호박잎 깻잎생명의 기운이 남아있는 듯 아주 싱싱했다.

호박잎은 살짝 쪄서 상추와 번갈아 쌈을 싸 먹었더니 더위 탓에 저조해진 입맛을 되살려 주었다.

갖은양념을 넣고 버무린 진간장을 잎잎마다 끼얹어 살푼 익힌 깻잎은 밑반찬으로 최고.

풋고추는 생으로 먹기보다는 된장찌개감이라 어슷 썰어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토종 식성을 지닌 내게, 여름철이면 즐기는 귀한 식재료를 그것도 올개닉으로 공급해 주기에 서귀포살이가 더 길어지지 싶기도.

그간 부산 친구가 사흘을 머물렀는데 그녀는 덥다며 한사코 주방에 드나들지 못하게 했다.

자연 집에서 밥상을 차릴 일도 없었다.

연달아 며칠 외식만 하다가 그녀가 가고 난 뒤 모처럼 집밥을 해 먹었다.

메인 메뉴는 된장찌개에 온갖 채소 쌈.

다시물을 끓이는 한편 애호박 땡초를 썰어놓고 마늘은 다져 접시에 담아놨다.

멸치다시 국물에다 준비해 둔 기본 재료만을 넣고 입맛대로 깔끔하게 된장찌개를 끓였다.

차돌박이 된장찌개 외에는 어떤 육류나 두부며 감자를 넣어도 된장찌개가 텁텁해져서 좋아하지 않는 편.

찌개 겸 국처럼 떠먹을 수 있도록 슴슴하게 끓이면 밥도둑이 따로 없는 된장찌개다.

잡곡밥이 뜸 들며 구수한 내음을 풍긴다.

처음에 뜬 밥은 호박잎쌈 상추쌈에 싸서 다 먹고 추가로 한 주걱 더 떠 된장찌개에 비벼 삽시간에 먹어치웠다.

나머지 재료들은 잘 갈무려서 냉장고 야채통에다 넣어두었다.

아는 이는 다 알겠지만 채소를 오래 싱싱하게 보관시키는 방법은?

오래전 미국에서 목제 바나나 걸이를 살 때 들은 얘기다.

바나나를 바닥에 놔두는 거보다 매달아 두면 훨씬 오래 신선도가 유지된다고 했다.

나무에 달려있다고 바나나가 착각한다나.

채소 보관 시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시킨다.

상추는 뿌리 쪽을 아래로 가도록 세워두고, 고추는 꼭지가 위로 향하게 세워서 냉장고에 넣어두니 일주일 지나도 말짱했다.

단, 먼저 물로 씻었다면 물기로 인해 야채가 물러지며 뭉그러지기 쉽다.

저녁 식사하며 한 접시나 되는 상추를 깨끗이 비워냈으니 솔솔 잠도 잘 오겠다.

이제 슬슬 꿀잠 모드로 들어가며..... ZZ~~Z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