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바 타령하는 각설이도 아니고 행사장마다 찾아다니는 열정 시들해진 이제.
불금 밤하늘에 펑펑 불꽃이 피어올랐지만 낮에 한림 어름에서 죙일 노닐다 와 노곤해서 접어버린 행사다.
서귀포항 동부두 일원에서 금요일 오후부터 삼 일간 열리는 은갈치 축제.
은빛 비늘과 탁월한 신선도를 자랑하는 은갈치축제는 올해 6회째를 맞는 동시에 서귀포수협 창립 백주년을 맞는 해라 축제장이 더욱 걸판진 모양이다.
서귀포수협은 일제강점기였던 1925년 8월에 도내 세 번째로 설립된 서귀면어업조합(서귀포해녀조합)이 뿌리다.
이후 거친 파도와 맞서는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서귀포수산업 협동조합으로 거듭나 오늘에 이르렀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어민들과 함께 지난 100년을 희망과 도전의 역사로 써내려 온 서귀포 수협.
토요일인 어제는 뇌성과 폭우 요란해 바닷가 축제장 분위기는 을씨년스러웠을 터.
오늘은 비교적 괜찮은 날씨라 잠깐 짬을 내 행사장으로 걸어내려갔다.
목적이 있어서였다.
해마다 은갈치축제장에서 맛봤던 갈치튀김이나 갈치회가 생각나서도 아니다.
하긴 갈치회는 입에 대지도 않았지만.
맛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수협 브랜드를 믿고 사봤던 멸치 원액을 지난 일 년 간 유효 적절히 잘 사용했던 터라 올해도 액젓을 사 오기 위해서 갔던 것.
경남지방의 텁텁한 멸치젓갈에 비해 맛이 깔끔해서 국간장 대용으로도 쓰고 더러 부추나 파김치를 버무릴 때 쓰면 특히 제격이었다.
작년에 사 온 액젓이 남긴 했지만 예비용으로 갈무리하고자 미리 한 병 사두는 것.
그 외 다른 볼 일은 없었다.
행사장에서 솔직히 왁자한 분위기를 즐긴다거나 흥미를 느끼지 않는 무대공연이 대부분이었는데 지난해 남사당 줄타기만은 각별히 인상적이었다.
각종 부스를 빠르게 스치고 지나며 사진 몇 컷 담은 뒤 안으로 쑥 들어가 자리한 특산물 판매장에서 원액 한 병을 샀다.
예년의 붐비던 인파와는 달리 무대 앞 객석 허술한 편인데 갈치튀김과 갈치회 시식코너 줄만은 길게 이어져 있었다.
행사 마무리날이라서인지 어느새 파시 느낌.
금방이라도 비 한 줄금 쏟아질 듯 한 날씨 때문일까.
부스 거두고 곧 파장할 낌새다.
날씨 완연히 서늘해졌어도 낮 기온은 32도, 자구리 공원 더위쉼터에서 땀 식힌 뒤 바삐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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