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 리스를 만들었어요

by 무량화


요새 여기저기 교육센터에서 크리스마스트리며 리스를 손수 만드는 프로그램이 뜨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못 보던 풍경인데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늦지 않게 참석해 봤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리스를 만들게 됐다.

마른 댕댕이덩굴로 둥글게 만든 테는 자그마했고 장식도 단순했다.

전나무와 편백 가지로 테를 감싼 다음 붉은 방울과 리본을 달아 주었다.

오랜만에 접하는 아, 상긋한 편백나무 향.

집에 들고 와 망개 열매와 솔방울을 추가해 현관문에다 달아놓았다.

리스 하나로 선뜻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으며 들고 날 적마다 신선한 침엽수 푸르름과 향기로 느낌 상쾌해졌다.

동시에 명년도 건강생활은 자동 예약된 기분.

때마침 덴마크에서 수잔이, 뉴욕에서 앤이 각각 크리스마스 시즌을 담은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입양단체에서 인연이 닿아 서귀포 여행을 다녀간 그녀들은 해외 입양인들이다.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트리ㅡ from 앤

크리스마스 파티장에서 천사 차림에 금관을 쓴 수잔


벌써 십 년 전 일이다.

12월 들어서자마자 프런트를 장식했던 낙엽과 호박 그리고 밀짚 허수아비를 치웠다.

그리고 곧장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바꾼 지 벌써 열흘이 넘었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현관을 장식하는 전나무 리스에는 전구 불이 반짝대고...

은빛 금빛 종을 달고 꽃과 솔방울 선물 상자 등으로 장식하는 요런 소소한 즐거움.



철 따라 다른 모습으로 기다리는 그런 잔재미가 있어 일터의 하루하루가 지루하지만은 않은지 모른다.

계절에 맞는 액자를 바꿔달고 인테리어를 바꾸면 사람들 반응도 제각각이다.

어머나, 여긴 어느새 크리스마스네요!



12월 중순이 지나면서부터였다.

아침나절에 들린 릭 씨가 눈 그림 멋진 상자에 든, 쿠키와 캔디를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놓고 갔다.

잠시 후 아브라함 씨가 메리 크리스마스! 하면서 붉은 포인세티아 화분을 카운터에 두고 갔다.

런던에 출장을 갔다 온 안나 씨는 유대 여인이지만 포장이 화려한 초콜릿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 왔다며 전하고 갔다.



지난해에도 예년처럼 댕스기빙데이 때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만들어 그간의 고마운 마음을 담아 손님들에게 선물했다.

꽃 선물이라는 게 받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다.

한 사람에게만 주는 꽃선물이라면 의미를 생각하게 되고 따라서 부담이 되겠지.

하지만 오는 이들마다 안겨주니 그냥 댕스기빙데이에 맞춘 사은선물일 따름이라는 걸 안다.

목요일이 댕스기빙데이라 그 전전날부터 꽃을 준비해 돌렸지만 그래도 꼭 줘야 할 사람을 빠뜨리는 경우가 있다.

이유는 매주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만 오는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꽃 선물을 못해 아쉽던 몇몇에게는 크리스마스를 기해 리스를 만들어 선물했다.

여러 가지 데커레이션에 화려한 리본 장식을 단 풋가지 전나무 리스.


침엽수 특유의 리스에서는 솔방울이 풍기는 송진 냄새가 신선하게 풍긴다.

피톤치드 향에다가 짙푸른 잎 자체만으로도 어쩐지 한 해 동안의 건강을 지켜줄 것만 같은 부적의 의미를 지닌 리스다.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