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서포터스를 마치며
은퇴 시기이자 복지 혜택이 시작되는 시점이 65세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일반적으로 65세를 노인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럭저럭 시니어에 편입되며 전통적인 노년층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지는 제법 됐다
올 한 해 시니어클럽에서 노인일자리 담당자 서포터스로 일해왔다.
한해를 마감하며 그 일을 통해 뵙게 돼, 널리 소개하고 싶은 어르신이 있어 이 글을 쓴다.
알차고도 멋지게 나이 들어가시는 이 어르신은 현재 95세로, 반듯하고 꼿꼿한 체형부터 남다르시다.
육이오전쟁 당시 참전용사이셨다는 이 분은 '동네 주차장 보안관'으로 하루 세 시간씩 일하신다.
억지로 시간을 때우느라 전전긍긍하는 건 고사하고 근무시간을 전혀 부담스레 여기거나 무료해 하지도 않으신다.
사실 근무환경 열악한 편이나 주어진 여건에 맞춰 담담히 책무를 다하시는 어른이시다.
담당 근무지에 떨어진 담배꽁초나 자잘한 쓰레기를 치운 뒤 주차 질서를 바로잡으신다.
땡볕에는 그늘 찾아 옮기고 요즘같이 추운 날씨엔 양지녘에 앉아, 시간을 가치 있고 알차게 보내시는 분.
여기 나와 있으면 사람들 만나 얘기도 하니까 좋고 운동도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돼잖아, 그러시면서.
나머지 시간은 갖다 놓은 의자에 앉아 늘 무언가에 몰입하신다.
바람 피하기 마땅치 않은 노지 주차장에서 근무하지만 뵐 적마다 항상 어르신은 안경 없이도 독서 혹은 공부를 하시거나 서예 체본 복습에 매진하신다.
봄에는 한지에 정성껏 '입춘대길'을 써서 나눠주시는가 하면 지금도 한자자격 승급시험에 도전하시는 분.
요즘은 사라진 세로줄 판의 해묵은 소설책을 펼쳐 들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그 어르신을 뵙노라면 아직 젊으면서도 나태해진 자신이 부끄러워지며 스스로를 경책하게 된다.
저마다 주어진 시간은 한정돼 있다.
자신에게 허락된 유한한 그 시간을 어찌 유용하게 여하히 쓸 것인가는 각자 생각과 판단에 따라 다르다.
매사 하기 나름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생각하기 나름이며, 마음먹기 나름이며, 관리하기 나름이다.
시간을 어떻게 요리하고 어찌 행동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치는 천양지판으로 제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각각 본인의 태도, 의지, 노력 여하에 따라 결과는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으며 그에 따라 인생의 성패가 결정지어진다.
삶의 의미를 찾아가며 매 순간 현재에 충실하면서 후회 없이 살아가므로, 마무리 역시 지금까지 잘 살아온 삶의 방식대로 품위 있게 이 세상 뒤로 할 수가 있을 터.
생명 부여받은 우리 모두 언젠가는 떠나기 마련, 정녕 알차게 멋지게 잘 살아야 잘 떠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