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버스 운행 중인 천백고지에 눈보라

by 무량화


금일 21시 30분 제주시 서쪽 63km 해역 규모 2.3 지진 발생. 추가 지진 발생할 수 있으니, 추가 지진 발생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도] 밤 아홉 시 38분에 이런 안전문자가 떴다.


잠시 후인 아홉 시 40분 산지 대설주의보가 잇따랐다.

현재 산지 대설주의보 발효 중. 1100도로(어승생삼거리~구탐라대사거리) , 대소형 통제, 안전에 유의 바라며, 제주경찰청 도로통제상황 확인 바랍니다. [제주도]



https://bus.jeju.go.kr/schedule/viewNew/1100


1100-1번(한라눈꽃버스)서귀포등기소-서귀포터미널-용흥동-도순동-하원동-중문고등학교-중문사거리-회수삼거리-위호텔-법정사입구-서귀포자연휴양림-영실입구-영실지소-영실입구-1100고지휴게소-어리목-1100고지휴게소-영실입구-영실지소-영실입구-서귀포자연휴양림-법정사입구-위호텔-회수삼거리-중문사거리-중문고등학교-하원동-도순동-용흥동-서귀포터미널-서귀포등기소


서귀포 눈꽃버스 등기소 출발

※ 2025.12.13.~2025.12.31. 겨울철임시운행

※폭설 시 지연 등 다소 운행시간 변동될 수 있음.




간밤에 창틀 흔드는 바람소리 거셌다.

한라산록에 눈바람 거칠게 불며 눈이 쌓이겠구나 싶었다.

서귀포 시내는 밤새 약하게 비가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 문안인사 차 한라산을 바라보았으나

중산간까지 눈인지 구름인지가 휘덮고 있었다.

제주경찰청 도로통제실에 알아보니 천백 도로 차량운행이 정상적으로 재개되는 걸로 나왔다.

아침 먹을 새도 없이 후다닥 준비를 마치고 버스를 타러 갔다.

중문사거리에 도착해 보니 맞다, 어제부터 서귀포 등기소에서 출발하는 눈꽃버스도 운행 중이었다.

겨울철 한라산 설경을 찾는 관광객과 도민을 위해 13일부터 2026년 3월 2일까지 80일간 한라눈꽃버스를 운행한다고 했는데 깜박했다.

제주버스터미널과 한라병원, 어리목, 1100 고지, 영실지소를 잇는 눈꽃버스는 1100번. 서귀포등기소-서귀포터미널-영실지소-1100 고지-어리목을 잇는 1100-1번 노선이 운행되니 바로 코 앞에서 타면 됐으련만.

운행 횟수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1100번 하루 32회, 1100-1번 하루 10회 운행한다.

. 2026년 1월부터는 평일에도 1100번 18회, 1100-1번 10회 추가 운행한다. *위 버스 시간표 참조



위호텔을 지날 때까지도 겨울비 흩뿌려대더니 법정사 입구에 이를 즈음 빗발은 진눈깨비로 변했다.

내리면서 녹아내리는 눈이므로 적설량이라 할만한 눈 자취는 영실에 이르러서야 겨우 보였다.

그러다 천백 높이에 닿자 휴게실 앞 광장과 도로변에 쌓인 눈이 제법 됐다.

차에서 내리니 바닥은 빙판길, 게다가 냉기 서린 눈보라 휘몰아쳐 엄청 추웠다.

겨우 눈만 빼꼼 내놓고 둥둥 감싼 데다 털옷으로 중무장을 하고 왔어도 너무 추워 떨림으로 사진 찍기조차 쉽지 않았다.

오죽하면 배낭에 챙겨 온 아이젠도 꺼내기 싫었을까.

그냥 눈밭에서 덜덜 떨며 어서 내려가는 차편 오기만 기다렸으나 버스는 한없이 지체됐다.

제주로 가는 편은 자주 오는데 서귀포로 가는 차는 편 수가 적어 아무리 기다려도 안 왔다.

소형차량 진입이 가능해 천백고지 휴게실 주변은 일반 차들끼리 뒤엉켜 북새통.

그러니 천백 도로 곳곳에 정체가 얼마나 심하랴.

어리목 방향만 바라보며 눈 빠지게 눈꽃버스인 노란색 차를 기다렸다.

한참만에야 240번 차가 와 눈꽃버스 미련은 버리고 서둘러 따스한 차내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바짝 얼었다가 차의 훈기로 몸이 녹으니 잠이 솔솔 왔다.

종점이라며 소리치는 바람에 화들짝 잠에서 깼는데 낯선 여기가 대체 어디야?

다시 서귀포행 버스에 오르자 이번엔 정신 바짝 차리고

깨어있다가 중앙로터리에서 잘 내렸다.

아침도 안 먹고 세 시 넘도록 쫄쫄 굶었으니 시장기가 확 돌았다.

덕택에 간헐적 단식 한번 제대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