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보시다.
아름다운 작별이다
해풍 불어제키는 위미리 볼고랑동백 공원.
지난주에 왔을 때 흐드러지게 만개, 송이송이 꽃 소담스러웠다.
이제 애기동백꽃 이파리 꽃비되어 내린다.
하늘에서가 아니라 나무에서 쏟아져내리는 꽃비
난분분 난분분 휘날리며 자유로이 춤추면서도 용케 제 발치에 내려앉는다.
애기동백은 끝까지 가지를 떠나지 않으려 고집하지 않는다.
집착이란 단어에 얽매임 없이 떠날 때는 고요하게 훌훌.
제 차례가 되면 하르르, 나비보다 가벼운 몸짓으로 조용히 물러난다.
잠시 전까지만 해도 꽃이란 이름이었다.
이제는 바람의 일부가 되었다.
땅에 닿기도 전에 다시 휘날리고, 서로 겹치기 전에 마음대로 흩어지기도 한다.
질서체계란 애초에 없었던가.
차라리 카오스, 그러나 끝내는 틀림없이 근원지로 돌아온다
동백꽃은 아다시피 송이째로 툭! 비장하게 무너진다.
모양 흐트러뜨리지 않고 고스란히 몸통 전부를 떨군다.
어찌 보면 단정하게 혹은 단호하게.
애기동백의 낙화는 그와 전혀 다르다.
처절하다거나 쓸쓸하다기보다 오히려 축제처럼 화려하다.
나무의 일부였던 시간보다 흩어져 나부끼는 순간이 그래서 더 그 자신답다.
바람 멎으면 땅에는 붉은 흔적들이 남겠지만
지금은 아직 아니다.
오늘의 꽃은, 땅이 아니라 공중에서 마지막 무도회를 펼친다.
눈비에 젖고, 햇빛에 바래 흙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해풍이 지나가는 허공에 꽃의 기억 아주 잠시 출렁거린다.
그 후 천천히 꽃잎들은 서로를 덮어주리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934ㅡ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