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버드 되어 오메가 현상 조우

by 무량화

천성이 그리 바지런한 편은 아니다.

잠도 많은 축에 속한다.

잠이 보약인 사람이라 일곱 시간 이상 충분히 자야만이 심신이 개운하다.

더러 과로를 해 무척 피곤하더라도 밤에 깊은 숙면을 취하므로 다음날 아침이면 원기를 새롭게 회복한다.

만약 충분하게 꿀잠을 즐기지 못하면 다음날 내도록 비실거리며 맥을 못 춘다.

이처럼 내게도 잠은 최고의 피로회복제이고 성능 좋은 에너지충전기이다.

나이 들면 잠도 줄어든다는데 여전히 잠보이긴 하나 초저녁잠은 없다.

이를테면 밤늦도록 사부작거리는 올빼미족에 가깝다.

당연히 아침잠이 많아 늦게 기상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 나라의 어린이는 애시당초 아니었다.

식구들이 인정하는 올빼미족이 얼리버드, 한국식으로는 종달새족이 됐다.

친구 덕으로 우연찮게 잠습관이 바뀌었다.

얼마 전 일출을 보자며 새벽같이 찾아온 벗님과 바닷가로 나간 적이 있다.

그 후부터다.

일부러 일찌감치 잠자리에 드는 것도 아닌데 신통하게도 여섯시 반 즈음이면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아이들 학교 다닐 적조차 날마다 알람을 맞춰두고 자야 했는데 희한한 노릇이다.



눈 비 오거나 아주 흐린 날 빼고는 날마다 마주하는 태양이다.

한결같을 듯한 일출 광경이 구름 변화에 따라 무궁무진 조화를 부린다는 걸 안 후부터 아침 하늘이 궁금해졌다.

구름 잔뜩 낀 날은 구름장 사이로 언뜻 서광처럼 비치는 한줄기 햇살만 보기도 한다.

어떤 날은 떠오르는 태양 주위로 치솟는 화염을 목격하기도 하며 때로는 벌겋게 물든 바다 색깔로 핏빛 출산의 통고를 헤아리게도 된다.

일출맞이로 여명의 시간에만 맛볼 수 있는 신선한 공기 마시며 산책 통한 알마춤한 운동도 하게 되니 건강 챙기기는 덤이다.

가는 길에 길냥이 물도 갖다주고 해맞이도 하니 그야말로 님도 보고 뽕도 따고, 꿩먹고 알먹고, 일석삼조가 아닌가.

더구나 여기 날씨는 겨울철이라도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날이 그리 흔치는 않다.

추위를 별나게 타는 사람이라 혹시나 싶어 나서기 전 꼭 그날의 기상상태를 미리 체크하고 나간다.

현재 기온은 10도 C이나 새벽엔 7도, 영상으로 온화했다.

그 정도는 과히 차지 않은 날씨다.

봄가을엔 피부에 닿는 해풍 쾌적하기 그지없다.

절로 나오는 콧노래가 미명의 하늘가로 낮게 퍼지다가 스며든다.

이렇듯 쾌청한 날은 그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고, 구름 드리운 날은 또 그런대로의 미묘한 정서가 있다.

어느 날은 틴들현상을 접했고 오늘은 오메가 현상을 만났다.


오메가 현상은?


태양이 수평선에 맞닿을 때, 그 모양이 그리스 알파벳 오메가(Ω)처럼 보이는 광학 현상을 이른다.

얏호~ 심봤당!!!


해수면 일출의 백미가 되는 오메가 일출을 만나다니.


대기가 아주 맑고 수평선 근처에 구름이나 안개가 끼지 않은 날, 거기에 해수면 바로 위의 공기 밀도가 급격히 변해야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이다.


해가 뜨면서 대기 중의 빛 굴절로 인해 마치 금빛 물감을 수면에서 끌고 올라오는 것처럼 보이는 오메가 현상.


태양의 아랫부분이 수평선 아래에 거울처럼 비치면서 실제 태양과 끈끈하게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바다는 따스한 난류인데 차거운 북풍이 불기 때문에 생기는 해기차, 그로 인한 일종의 신기루 현상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쉽게 만나지 못하는 현상이라 한다.

오메가 현상과 조우할 수 있는 뜻밖의 기쁨을 예비해 주신 하늘에 거듭거듭 감사, 합장배례가 절로.

일출 사진을 찍으러 온 장년 부부가 삼각대를 거두며 상기된 내 표정을 보고는 환한 얼굴로 축하합니다! 인사를 건넨다.

오 여사(오메가 현상)를 만난다는 게 드문 행운이라 서로 축하 인사를 주고받는 것이 사단의 관행인 모양이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답례하고 돌아오는데 건너편 상가 창문이 금빛으로 눈부시게 번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