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삼년 전 일이 되었지만 그때의 흥분이 어제이듯 되살아난다.
과연 명불허전!
소프라노 조수미 초청공연 티켓 예매장, 역시 조수미구나.
발권 시간은 아홉 시부터이나 전날 밤부터 진을 쳤다기에 새벽같이 일어나 부지런을 떨었다.
예매 시간보다 적어도 두 시간쯤은 미리 가야겠지.
알람까지 해놓은 덕에 예술의 전당 앞 도착시간은 일곱 시 반경.
아니! 벌써 줄이 장난 아니다.
줄이라기보다 숫제 대극장 앞에 돗자리 펴고 드러누운 이도 있고 집에서 가져온 캠핑의자에 앉아있는 이들 즐비하다.
텀블러와 커피잔이 그들 주변에 널려있다.
전날 저녁 여섯 시경부터 아예 잠자리 펴놓고 대기한 사람도 있다더니 진짜였다.
구세대만 현장예매하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올시다, 였다.
티켓 예매를 반반으로 나눠서 인터넷예매는 다음날이라서인지 첫날 모여든 인파가 장사진을 이뤘지 뭔가.
기다란 줄 끄트머리에 서서 받은 대기 번호는 282번.
줄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동안, 잠깐 주변 스케치하듯 사진을 찍어뒀다.
조수미 & 13인의 빈 필하모닉 플레이어즈 러브 프롬 비엔나 왈츠와 폴카.
조수미, 왈츠와 폴카로 오월을 눈부시게.
오월과 가장 잘 어울리는,
물방울이 통통 튀는듯한,
상큼 발랄 경쾌한,
축제의 달 오월 최적의 공연.
기대만땅이다.
여전히 속속 사람들이 모여든다.
앞에 선 초로의 부부가 '우리 평생에 조수미 공연을 볼 기회가 또 있겠나" 하면서 밝게 웃는다.
귀 뒤에서 반짝대는 숏컷 은발이 아름답다.
제주 도민만을 위한 공연이며 칠십이 넘은 경우 50% 대폭 할인까지 해주니 이게 웬 횡재!
귀한 티켓을 거의 줍줍~ 서귀포에 온 보람을 거듭 느낀다.
파리나 뉴욕도 아니고 서울도 아닌 제주에서 조수미 공연을, 그것도 걸어서 갈 수 있는 지척거리 예술의 전당에서...
신데렐라 유리구두 우연찮게 차지라도 한 듯 이리 귀한 콘서트 자리를 만나다니 와우~ 꿈만 같다.
구불구불 이어진 줄은 줄어들지 않고 아직도 여전히 나는 줄 한가운데 서있다.
좌석 배정 등의 절차 관계로 발권 시간이 꽤 걸리나 보다.
암튼 오전 내로 조수미 콘서트 공연 티켓을 손에 쥐게 될 터다.
신록의 오월 초장부터 운 좋게도 이 얼마나 대단한 득템인가!
어머니날을 위한 셀프 선물치고는 아주 멋진 선택을 한 자신, 참 잘했어요~ 토닥토닥. ^^
예매 완료하고 집에 오니 12시 45분, 다섯 시간을 내처 걸어도 예사로운데 가만 서서 기다리기가 더 힘들더라는.
조식 패스한 점심때라 시장기 물밀듯이..... 그렇게 5월 2일에 티켓 예매를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