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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n 29. 2024

일상은 사설, 여행은 카툰

캘리포니아 남단 멕시코와 인접한 곳

경관 수려하고 기후마저 최적의 조건이라 소문난 샌디에고를 간다

미국 내에서 은퇴 후에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동부의 울창한 숲에 익숙한 눈으로야

좀 황량한 듯 보이는 산야

좌편엔 스페인풍의 집들이 선

메마르고 황량한 둔덕

우측엔 무량히 펼쳐져 있는 태평양 거느렸다


가는 내내 푸른 바다가 동행해 준다

내처 따르는 탁 트인 태평양

거침없이 쭉쭉 뻗은 종려수

샌디에고의 올드타운과 라호야 비치가

한참씩 발길 부여잡는다.

미끈하게 솟은 야자수,

가로분리대의 싱싱한 유선화

캘리포니아 지질에 맞는 듯 잔디를 대신해 질펀하게 깔린 다육질 식물

분홍 노랑 하양 등 선명한 그 꽃이 어디에나 흔하게 지천으로 피었다

미션베이, 라호야..... 오래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마을 이름들이다

그 외에도 바다와 접한 곳곳의 휴양지 그리고 이름 모를 작은 공원

이처럼 로스앤젤레스에서 샌디에고 가는 길목 어디에서나 짙푸른 태평양과 함께 뭇 자연 풍광들이 길손의 눈을 호사시킨다

따라서 어디서든 차를 멈추고 하루를 즐길만한 아름다운 비치가 곳곳에 펼쳐져있다

그중에서 가장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라호야 비치, 스페니쉬로 보석이란 뜻이다

망망대해를 품어 안은 고급 갤러리와 유럽풍의 별장이 즐비한 곳

다이버들이 즐겨 찾는다는 바닷가답게
해변은 사암이 조각해 낸 거대한 자연 조각품과 천연동굴 그리고 깎아지른 벼랑

두 시간 여를 달려 닿은 샌디에고


일단 올드타운 광장에 서서 또띠야로 요기하면서 아랫동네 멕시코 음악에 취해 어깨 좌우로 들썩댄다


유럽 선교사들이 미대륙에 처음 세운 미션은

파란 창공 아래 그 하얀빛 더욱 눈부시고...


그 옛적, 스페인에서 북미대륙에 느님 말씀을 전하러 온 세라 신부님


캘리포니아 미션베이에 1769년 칠월 오랜 항해의 닻을 내린다


그로부터 한참 더 일월이 지난 다음

샌디에고의 올드타운에 세라 뮤지엄이 건립된다


뮤지엄에는 그의 자취와 멕시코 인디언들의 생활상이 담겨 있다


그리고 경내 정원에 선 그의 동상


수단 자락에는 반들거리도록 닳은 묵주와 십자고상.


문득 고개 숙여졌다


갓길.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깎인 해안선 처처마다 절경이다


고운 모래사장과 교차되며


암반 깔린 해변이 나타나고


다시 높다란 해벽에 치솟아 부서지는 파도... 파도

세간사 아득히 잊고 몇 날 환몽과도 같은 행복감에 취했었

생활이 팍팍한 사설이라면

여행은 미소 머금게 하는 카툰.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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