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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l 17. 2024

민트라테는 디카페인이니 안심하라고?


어휴!

사십여 년 만에 또 실수를 했다.


카페 주인은 분명 민트라떼는 디카페인이라 안심하고 드시라 했다.


허어~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내가 바보인 거지 뭐.

삼십 대 때 일이다.

주말 아침, 청소년 문학교실 수업에 갔다가 대접받은 커피를 얼떨결에 따라주는 대로 마셨다.

그 바람에 크게 곤욕을 치렀다.

커피 때문에 밤새 눈이 때롱때롱, 날밤  새고 말았으니까.

이후 향이나 음미할 뿐 커피를 절대 마시지 않았다.



간밤에 잠 한숨도 못 잤다.

진짜로 밤을 꼴딱 샜다.

자정 넘도록 책을 읽었다.

보통 그 정도되면 시물시물 잠이 오곤 하는데 갈수록 더 또랑대는 의식.

그때까지만 해도 오전에 마신 민트라테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불을 끄고 누웠다.

눈이라도 감고 있을까 했으나 졸릴 때 책 보면 눈이 따갑듯이 똑 그랬다.

일어나 불을 켜고 폰을 집어 들었다.

세시를 넘어가는 데도 정신은 더 명료해졌다.

잠을 자긴 글렀군.

그제야 불면증의 원인은 커피, 카페인에 혐의가 있음이 확실했다.

하는 수 없이 컴퓨터를 켰다.

첫 미사 시간이 될 때까지 컴 놀이를 했다.

다섯시 반이 되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새벽미사참례하게 됐다.



커피와 잠은 상관없다고들 한다.

나만 별난 건가.

골다공증이면서 칼슘 제재를 복용 못하자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아들한테 한소리 듣긴 들었다.

별나게 예민한 편이 맞는가 보다.

그러나 평소 미련스럴 만큼 잠도 푹신 많이 자고 잘 먹고 소화 술술 잘 시킨다.

사십여 년 커피라면 외면 정도가 아니라 대척 관계로 지낸 게 섭해서 일까.

민트라테는 디카페인이라 괜찮다는 카페 쥔 말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내가 순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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