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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l 28. 2024

강정천, 혹서야! 물렀거라!

물이 원체 많아 마을 이름도 물강(江) 물정(汀) 강정이다.

강정천은 평소 건천을 이루는 제주의 일반 계곡과는 달리 한라산 천연 암반수가 사시사철 넉넉하게 흐른다.

대가내천, 대가래천, 큰 내 등으로 불렸던 강정천.

강정천은 용천수 수량이 풍부해 특히 하절기에는 투명히 맑은 계류가 바다로 콸콸 흘러내린다.

청정수 등급으로 따져봐도 최상급,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서귀포 식수의 70%를 공급하는 강정천이라면 더 말해 무엇하랴, 수질은 품질 보증.

인접한 강정 취수원과 정수장이 이를 증명하듯 생수로 시판되는 삼다수가 부럽지 않다.


하긴,  물속으로 꼬르륵 점겨 물을 좀 마셔도 어차피 삼다수다.

이리 깨끗하고 좋은 물에서 물놀이를 한다니 특혜 중 특혜다.


찐 도민만 아는 여름철 명소 중 한 곳으로 우리끼리 아끼며 끼리끼리만 살짝꿍 즐긴다.

일급수 어종인 은어가 서식하고 있는 물과, 락스로 소독하는 고급 호텔 수영장 수질 어찌 감히 비할쏘냐!

이쯤이면 더 군말이 필요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며 명불허전이니 직접 가서 발을 담가보라.

쩌르르~  분도 안 돼서 발에 쥐가 나고 등짝에는 오싹 한기가 든다.

당연히 더위는 싹 가신다.

신이 난 이 숱한 인파가 무엇을 말하겠는가?

더욱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서귀포 시청에서 구명조끼까지 무료로 대여해 주니 어린이 안전 문제 노프라브럼.

녹나무 자생지 옆에 식수대와 그늘막 쉼터 아주 널찍하다.

불타는 태양 즐기는 바다는 인스타 찍는 외지 젊은이들 차지하라 맡기고, 대신 올여름 피서는 나 또한 강정천으로 정했다.

현주민들이 속닥하게 애정 쏟는 데는 분명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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