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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l 30. 2024

표선 하얀모래 해변 선셋과 IB 학교

제주 어느 바다보다 넓은 백사장을 지닌 표선해수욕장.


비교적 완만하고도 얕은 수심의 해변이라 물놀이하기 안전한 해수욕장으로 정평이 난 표선 해안이다.


휴가철이라 각처에서 피서객들이 몰린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아 유달리 어린이들이 흔히 눈에 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표선에는 자녀교육에 올인하다시피 하는 젊은 학부모들이 다수 살기 때문이다.


농어촌 공동화현상은 어제오늘 얘기도 아니고 비단 표선만의 문제만도 아니었다.


도시화에 따른 인구 이동으로 농어촌 지역마다 심각한 인구 부족 사태를 겪어왔다.


그러하던 표선면은 젊은 학부모의 유입에 따라 인구 역전에 성공했다.


유입 인구의 80%는 육지에서 왔고 20%는 도내 이동으로 파악된다는데 그 까닭은?


표선면의 인구 증가는 표선 초 중 고교의 IB 도입 덕분이다.


따라서 표선초 입학이 가능한 표선리 매물은 수요가 넘쳐 연세(年貰)가 사오십 프로나 올랐다고 한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란 1968년부터 스위스에서 시작된 국제공인 교육 프로그램이나 나폴레옹 시대부터 있어왔다고.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대학 입학시험으로 우리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유사한데 문제가 암기식이 아닌 논술형으로 출제된다.


즉 창의적, 논리적 사고를 기르기 위한 교육으로 외우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자는 취지겠다.


한국의 IB 프로그램은 국가가 인정한 교육 가운데 하나로, IB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도 응당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IB 고교 과정(DP :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 전형 등으로 국내 대학 진학의 문이 열려 있다.


시청 서포터스로 같이 활동하는 벨라씨도 초등생인 외동딸 교육을 위해 서울에서 서귀포로 내려온 케이스다.


이처럼 맹모삼천지교 못지않게 자녀 교육열이 대단한 한국인들이다.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있는 국제학교는 높은 교육비로 강남권 혹은 연예계 학부모들이 대거 자녀를 보내왔다고 한다.


그에 비해 인구당 유입 비용이 낮게 드는 표선지역 학교가 국제학교 수준의 공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뀌자 인구 증가가 뒤따랐다.


월드 스쿨 인증 요건에 맞는 IB 프로그램 운영학교로 토산초, 표선초, 표선중, 표선고가 지정됨에 따라 일어난 변화다.


실제로 읍면 소재 일반 공립학교에서 IB(국제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건 매우 획기적이자 여간 매력적인 게 아니다.


표선고등학교는 명년 봄이면 그간의 IB 교육효과가 대입 결과로 확연하게 나타날 터.


그렇게 서귀포시 표선-성산지역 초중고가 IB 학교로 벨트화되면서부터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젊은 학부모들이 모여드는 추세다.


객관식 대입 시험과 문제 풀이 위주의 주입식 교육과 경쟁 교육을 대체할 교육을 찾던 학부모들로선 크게 환호할 만도 다.


질문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에 챗 GPT가 일분이면 답하는 걸 12년 동안 배운다는 건 여러모로 낭비.


아이들에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고자 IB를 일부 시범학교나 연구학교에 도입하여 실행 중인 표선지역이다.


그러나 교육행정 책임자가 바뀌며 정책이 급선회, IB 프로그램은 표류 중이라 들었다.


이는 교육감에 따라 IB 교육과정 도입에 따른 장점과 문제점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이 백 년을 바라보기는커녕 조석변개하는 학제 개편에 입시제도조차 걸핏하면 오락가락하는 한국.


후폭풍 그 책임은 누가 질까.

폭염 개의치 않고 바다에서 파도와 놀던 아이들도 하얀 모래 축제 개막식에 맞춰 무대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잔잔하고 투명한 호수였다가 새하얀 모래톱 둥그스름 펼쳐지는 표선 바닷가의 오후.


눈부시게 흰 해변에 부드러운 파도 밀리는 표선해수욕장에서 주말을 기해 이틀간 열리는 하얀모래 축제장 열기가 고조돼 간다.


올여름 들어 이처럼 쾌청한 날씨를 만나기도 첨이다.


마을축제를 기획한 행사 주최 측 신명이 올라 한껏 입이 벙글 만도 하다.


푸른 하늘이야 두말할 것도 없이 반갑지만 폭염에 찜통 무더위 여간 아니다.


해송 그늘이 아니면 숨이 콱 막히는, 노약자 온열 질병 조심해야 할 혹서다.


나이 잊고 바닷가에 잠시 나섰다가 그만 팔이 벌게졌다.


고작 사진 몇 장 담는 사이에 햇빛 알러지가 생기고 말았다


해질녘까지는 나무그늘만을 고수하며 동행들과 맥주잔 나눴다.


무료로 무한리필되는 쫄깃한 흑돼지 구이에 갓 튀겨 바삭한 갈치 튀김, 안주가 좋아 맥주가 술술 넘어갔다.


어느새 서녘 매오름 옆으로 노을이 내린다.


표선 바다에 어룽져 내리는 금빛 석양.


비치파라솔 실루엣조차 멋지다.


반면 북쪽 하늘가로 험상궂은 비구름이 시커멓게 몰린다.


제주 어느 산간에선가 폭우 한바탕 쏟아지겠다.


축제 개막식은 오후 일곱 시, 날씨 모쪼록 그때까지 심술부리지 않아얄텐데 어쩌다 툭! 빗방울이 얼굴 스친다.


조금만 참아주면 아이들 환호소리 드높아지는 불꽃놀이 볼 수 있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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