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
우짠 일이고?
소정방폭포 주변이 텅 비었다카이.
우예 막상 백중날이건만 물맞이객이 하나도 없는공.
마~지난번처럼 붐빌 줄 알았는디 암튼 이기 웬 횡재고?
그날은 자리 비좁게 사람들 벅적대는 데다 방송국에서도 나오고 드론도 띄우고 왁자지껄 안 했나.
꺄~~~ 와우!! 신나게 탄성에 괴성 지르며 넘 짜릿해용~넘 씨원해용~야단법석 쌩 드라마 찍더마.
젊은 아 노는 자리에 안 낑길라꼬 망설이다가 맛보기로 함 해보이 흐미~ 아주 그럴싸! 디게 씨원한기라.
백중에 여기서 물맞이를 하믄 백가지 병이 낫는다카데.
얼음같이 찬 이 폭포수는 산물(용천수)이라 약수나 마찬가지, 깨끗한 산물에 전신 마사지하믄 일 년 내내 안 아프고 건강 보장된다카는디야 뭘 망설여?
서귀포살이 이웃지기인 유선생 황선생 잔뜩 바람 넣어 꼬드겼지러~.
비닐 우비 챙겨서리 백중절에 제대로 날 잡아 셋이 와 보이 우리 육칠십 대 실버팀 셋의 완전 독무대더구마.
우야꼬~오늘 우리가 소정방폭포를 통째로 접수캤다카이!!!
젊음의 열기로 왁자하던 전과 달리 셋이 서로 의지한 채 조심스레 살살 폭포수 아래로.
와와! 환호하며 만세 부르듯 팔 내젓거나 손가락 브이 만들새 어딨더노.
이 나이에 바위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라도 찧는 날이면 말짱 꽝인기라.
흩날리는 물보라 속에서 눈 한껏 치뜨고 어정쩡하게나마 두 발 딱 버팅기고 서있는 기 그래도 대단타 아이가.
아암~ 여부가 있나, 이 정도로도 장하지러.
겨우 폭포 초입이지만 손에 손잡고 살살 더듬적대면서 바위로 올라가 그나마 중심잡고 서있는 기 어데고.
보다시피 우리 셋 다 미시즈 실버 건각다운 튼실한 다리라 걷기라면 나름 일가견이 있다마다!
캐싸도 무조건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 최고 아닝교.
옛부터 제주에서는 칠월 백중날 물맞이 풍습이 있었다카데.
신경통, 허리병, 위장병, 화병은 물론 백가지 병이 다 달아나 뿐진다캐쌌더마.
화아~탐라로의 이주, 생각사록 탁월한 선택이었다카이.
아이제, 황공하옵게도 쌓은 덕에 비해 과분한 하늘의 특별선물인기라.
진시황 불로초보다 훨 상급인 만병통치약 놔두고 건강 챙길 수 있는 호기를 우예 걍 묵히겠노.
차디찬 폭포수 씨원하게 맞으니 머리는 상쾌 가슴은 호쾌 기분은 경쾌, 오~예~스트레스 썩 물렀거라!!!
폭포수 아래 한번 들자마자 무더위는 저 알아서 삼십육계 줄행랑.
활기차게 기염 토하며 즐기던 생기발랄한 청춘들이나, 뒷전으로 물러난 실버세대나 감정선은 거기서 거기라.
개울에서 첨벙첨벙 물장구치는 동심처럼 아따라~와 이리 좋노!
뭣과도 비교 불가, 넘넘 시원코 통쾌해서 속 뻥 뚫리도록 후련테이.
이러다 어깻죽지에 나래 돋아 옥 같은 선녀 되거나 아서라, 행여 흰 수염 나부끼는 신선될라.
슬쩍 턱 쓸면서 하늘 바라보고 히죽 헤벌쭉.
입안으로 흘러든 물이 짭조름한 요 느낌은 뭥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만화같은 그림 'Happy Tears'처럼 너무나 행복에 겨워 감정이 북바쳐서?
아무튼 소정방폭포야말로 바로 상류에서 용천수 샘솟아 급전직하하는 수질 으뜸인 폭포수.
그렇듯 바위 속에서 금방 솟구친 KS 표준 일급수라서리 원캉 찬 물인기라.(개인 생각)
눈으로 확인한 대로 좋은 물이라 믿는 구석 있기에 들락날락 세 탕이나 거푸 물맞이를 했구마.
그것도 한 십여 분씩 머리로 등으로 어깨로 매매 차지게 물마사지 받았능기라.
천연 워터 테라피에 맛 들여 옆집 황선생이랑은 몇번 더 오지 싶다요.
하여 8월 염제의 횡포, 까이꺼~
이제 길 냈으니 걸어서 실실 놀러 와 우리 자주 물맞이할끼라.
돌아올 무렵 그제사 한 뭉텡이 관광객이 계단 내려옵디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