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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판 Sep 20. 2021

8월 20일 독서기록

나의주거투쟁 30대까지의 생애주기를 주거의 관점으로 접근한다는 저자의 문제의식은 높이 평가할 만하고, 글도 못쓰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하면 주거 투쟁을 겪은 숱한 사람들은 다 알만한 이야기라 그다지 흥미가 없을 것 같고, 모르는 사람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용이 도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비도시에 대한 맥락이 소거되어 있는 점도 아쉽지만 저자가 그것까지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니 트집밖에 안 될 것 같다.


빛속으로 (8월 신간) 재일 조선인 김사량의 소설집. 책에 실린 「빛 속으로」에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미묘한 심리가 잘 묘사되어 있어 이 책의 역할을 다했다고 여긴다. 이 소설은 너무너무 좋아서 4.5점을 매기고 싶었고, 다른 소설은 그닥 흥미가 안 간다... 책이 궁금한 사람은 앞의 한 소설만 읽어도 좋을 듯하다.


부동산대폭로누가집값을끌어올렸나 저자의 이력과 근황이 인상적이다. 경실련에서 부동산 업무를 담당했고, 정부 비판을 통해 ‘문재인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고, 서울시장에 의해 SH 사장으로 발탁되려 했으나 낙마했다. 책을 읽을 당시에는 이러한 상황을 몰랐고, 부동산 관련 사회학 서적을 찾다가 읽은 책이다. 뭐 이쯤 되면 변명은 다 한 것 같고. 책에서는 줄기차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판한다.


여러 가지 맹점이 있다.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다고 평가받은 노무현 정권 시절의 인재 발탁, 대통령을 속이고 자료 공개를 하지 않는 관료들, 정경유착과 투기를 통해 배를 불리는 기업들. 이에 저자는 여러 해결책을 제안하지만 그 중에 인상적인 것이 반값 아파트 공급이다. 그 놈의 반값. 개인적으로는 아파트가 이렇게 값이 오른 이상 그의 주장이 실효성이 있을까 싶다. 어쨌든 부동산 정책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인 맥락도 있기 때문에 나름 경계하면서 읽었고, 다 읽고도 저자의 주장을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는다.


자본주의 자본주의에 대해 다양한 역사적 주장을 살피며, 이를 통해 자본주의가 하나의 의미로 정의되기 어려움을 밝힌다. 입문용으로 읽었다가 오히려 혼란이 생길 수도 있지만 사실 여러 견해를 돌아본다는 점에서 가장 좋은 입문서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분량이 너무 짧아 내용이 압축되어 있어 한 번에 소화하기는 벅찰 듯하다.


세상은어떻게뉴스가될까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언론이 편향적이 될 수 있는지를 밝힌 책이다. 사실 언론이 문제라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여기서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쉬운 언어로 풀어썼다는 점에서 접근하기 쉬운 책이다. 다만 오래 나온 책이기에 가짜뉴스나 인터넷 공론장 같은 부분이 잘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언론의 원리를 파악하기에는 유효한 책이다.


삶을똑바로마주하고 구술생애사 최현숙의 에세이다. 주로 신문에 연재한 칼럼이나 개인적인 일기를 엮었다는 인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글은 너무 차갑고, 어떤 글은 너무 뜨겁다는 느낌도 든다. 일관성은 별로 느끼지 못했으나 이미 저자의 책을 여러 권 읽어서인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반가웠고, 다소 파격적인 언행들은 탄산음료와 같은 청량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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