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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판 Oct 29. 2021

『1차원이 되고 싶어』

학창시절의 관계는 미스터리거나 구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싸이월드 추억을 소환할 수밖에 없다. 세상을 다 가질 것만 같던 그 시절은 그 시절이 세상의 전부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때때로 스스로의 한계를 못 이기고 발악하거나, 꾹꾹 눌러 담다가 흘러넘쳐 버리는 대로 스스로를 방치하고 그저 그런 대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싸이월드 감성이라 하면 조롱거리가 된다. 최근에 인터넷에 떠돌던 초중학생의 카카오톡 프로필만 봐도 그렇다. 너희도 그러구나. 우리도 그랬는데. 미래에는 다 흑역사가 될 거야. 그렇지만 그 시절에는 분명히 갖고 있는 아픔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 우리는 웃으면서 살 수 있을까. 분명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그 시기를 넘겼다는 것인데 여전히 갈 길이 먼 것 같다.


그 어려운 시절에도 어떤 울타리가 있다.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고,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사람을 소외시키고 조롱거리로 삼는다. 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느냐는 물음은 통하지 않는다. 그때 당시에는 그러지 못했으니까. 분명 다치고 말 테니까. 그렇기에 그 공간에 몸을 맞추거나 울타리 바깥으로 벗어나는 것이다. 말할 수 있는 고통이라면 차라리 나았다.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많았다.


『1차원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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