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슷 Jul 07. 2024

[쓰밤발오97] 불안의 파도를 타는 법

영화를 보는데 갑자기 불안이 차올랐다. 내가 이렇게 여유 있게 영화를 봐도 되는 건가? 너무 무서웠다. 숨이 턱 막힌 기분. 속으로 크게 숨을 내쉬었다 뱉었다. 조용히 가늘고 길게 내뱉고 다시 머금었다. '아 나는 불안한 상태구나'라고 언어로 생각했다. 이 순간이 영원이 되지 않을 걸 안다고도 머릿속으로 한 번 더 말했다. 계속 숨을 쉬었다. 가늘고 길게. 온몸에 힘을 쭉 빼듯 팔을 팔걸이에 올려두었다. 그렇게 지나갔다. 요즘은 자주 그런다. 나한테 미래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숨을 쉰다. 숨을 쉬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제법 이 파도를 탈 줄 안다. 드디어.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쓰밤발오95] 보람찬 하반기의 첫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