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이국의 춤

by 봄날의 옥토

검은 피부에 레게 머리를 한 남자가 무대 위에 올랐다.
그의 손에 들린 건, 마치 우리 전통 장구를 옆으로 세워놓은 듯한 아프리카의 타악기.
손바닥으로 두드릴 때마다 묵직한 울림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그 장단에 맞춰 무대 위로 두 사람이 올라왔다.
아프리카 전통의상을 입은 한국인 남녀.
그중에서도 하양과 민트가 어우러진 화려한 원피스를 입은 여자는, 같은 색의 터번을 머리에 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아프리카 전통춤을 추고 있었다.

그녀의 외모와 이국적인 춤사위는 묘하게 어우러졌고,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한 채 그녀의 춤에 매료되었다.
리듬에 몸을 맡긴 채, 자신의 춤에 푹 빠진 그녀는 무대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한국무용을 전공했던 그녀는, 아프리카 춤을 처음 본 순간 마음을 빼앗겼다고 고백했다.

수천 년 전, 바다를 건너 떠돌던 한 아름다운 넋이
어느 날 홀연히 그녀에게로 왔을까.

꽃을 피우지 못한 채 떠돌던 그 혼은, 지금 그녀를 통해 마음껏 춤을 추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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