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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Feb 28. 2019

미래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능

인공지능이 도래한 시대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 지능을 가져야 할까

교육은 "백 년 지 대계"라는 말이 있다. 즉, 먼 미래까지 바라보고 교육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아직도 백 년 지 대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인공지능이 이미 곳곳에 도래된 상태인데도, 학교는 여전히 대학입시를 위해 주요 과목의 내용을 주입시켜 외우고 평가하게 한다. 매년마다 대학입시제도도 바뀌어 교사-학생-학부모 모두가 우왕좌왕하며 불안감에 쌓이게 한다. 현재 교육계에서는 수업의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일체화를 시도하여 수업방식을 다시 재구성하고 있지만, 교사가 바라본 이 일체화의 방식이 과연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일지 의문이다.


"Carpe diem"

카르페 디엠(Sieze the day), "오늘에 충실하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나왔던 키팅 선생(로빈 윌리암스)의 명대사는 아직도 나의 무뎌진 가슴을 깨워주는 한마디이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야 좋은 직장과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통념 때문에, 대한민국 학생들 하루는 학교로 시작해 학원에서 충실하게 마무리한다. 그들의 하루는 겉으로 보기엔 제법 꽉 차고 실해 보인다. 그러나 속을 까 보면 알맹이 없는 속이 빈 강정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하루를 더나 할 것 없이 즐겁게, 기억에 남고 추억이 될 만한 하루는 1년에 며칠이나 될까.


수업의 판을 새롭게 깔아보기 : 평가를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수업의 새로운 판을 깔아보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평가를 선택할 수 있게 열어놓은 것이었다. 참으로 씁쓸하지만 학교생활에선 평가가 끝까지 따라다닌다.(취업을 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대신 나는 차선의 방법으로 평가를 학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즉 가창과 기악을 표현영역으로 묶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하여 평가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평가의 기준은 악보를 보고하는지, 외워서 발표하는지, 박자가 정확한지, 음정이 정확한지, 악상 표현이 정확한지, 연주의 흐름이 지연스러운지, 음악성 표현이 잘 나타나는 등의 기준을 세워 표현에서 평가의 측정이 나름 가능하도록 하였다.


다중지능 이론을 수업에 적용하다

수업의 판을 새롭게 깔고 실행하면서도 나에겐 이 수업방법이 과연 맞는 건지 계속 의심스러웠다. 이는 어쩌면 나의 성격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그럴듯하게 보여도 옳다고 해도 저절로 이게 맞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그러다 뮤지컬 만들기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각각의 강점에 맞는 역할을 선택하도록 하는 도중, 내 머릿속에서 교육학-지능 이론에서 배웠던 '다중지능'이론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어떤 학생들은 노래-연기-춤을 잘하고, 어떤 학생들은 노래와 연기보단 미적 감각이 더 높아 그림을 그리거나 무대-소품 꾸미는 것을 더 잘한다. 또 어떤 학생은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학생은 인간관계가 좋고 리더십이 있어 모둠을 잘 이끌어나간다. 이것이 지능과 연관된 듯하여 다시 한번 '다중지능'이론 책을 찾아 수업에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뮤지컬 모둠 편성을 다중지능 이론에 근거하여 편성함

미래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있어 필요한 지능 - IQ와 언어능력만이 전부가 아닌, 다양한 지능

다중지능 이론이란 하버드의 교육심리학과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Haward Gardner)'가 창시한 지능 이론으로 1983년 '마음의 틀'에서 처음 제시된다. 기존의 지능 개념인 아이큐를 비판하며 새로운 지능의 개념을 창안한 것이다. 그 당시는 일곱 가지의 지능을 제시하였는데 훗날 이것이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져 아홉 가지 지능으로 보완되었다.

처음 일곱 가지 지능은 음악지능, 신체운동 지능, 논리수학 지능, 언어지능, 공간지능, 인간친화 지능, 자기 성찰 지능이었고 이후 추가된 지능은 자연친화 지능과 실존지능이다. 가드너는 여기서 가장 유망한 것이 자연친화 지능이고 그다음이 실존지능이라 하는데 실존지능은 아직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 중 상당수의 사람들은 법학교수가 되지 못한다. IQ나 SAT 유형의 평가는 신뢰도가 높아서 최고의 성적을 올린, 가장 뛰어나고 가장 똑똑한 학생들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인생에도 성공할 것이라는 가정이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체스 선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챔피언들과 같이 각 분야에서 일반인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왜 '지능' 검사는 그런 사람들의 능력을 식별해내지 못하는 것일까 (하워드 가드너, 다중지능 중에서)


인간이 하면 하루 종일 걸리는 계산을, 단 몇 초 내에 컴퓨터가 계산을 하고 있는 이 시대에 속에서 단순히 주어진 문제를 잘 해결하는 능력만으론 부족하다. 물론 이러한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사회를 발전 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의 지능이론과 함께 다양한 지능을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수학-논리지능(기존의IQ와 동일하다) 이외에 자기성찰 지능, 대인관계 능력 지능(인간친화 지능), 언어지능 등이 기본적으로 쌓여야 진정한 창의성의 나타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학생들에게 뭘 가르쳐야 할까?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학교의 교육 내용을 '4C', 즉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협력, 창의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중)

 

한치의 미래가 정확하게 예견될 수 없는 이 시대속에서, 내가 아이들에게 수업을 통해 그나마 가르치고자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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