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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Jan 11. 2021

너무 오랜만이다.

내가 1년 반이나 글을 쓰지 않았던 이유.    

2019년 4월 이후로 나는 글쓰기를 잠시 멈췄다.

브런치에서 우연히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며 1일 글쓰기 모임을 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해졌던 것이다.

사실 내 성격상의 문제도 있었다.

어딘가 하나에 빠지면 헤어 나오질 못하는 성격인지라 밥을 차리면서 가족과 함께 하는 밥상에서도 무언가 항상 말없이 생각에 빠지고 , 브런치 글 조회수를 어떻게 하면 더 높일 수 있을지 생각하다 보니 드디어 남편이 이야기를 꺼냈다.

" 지금은 가정에 더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요? " - 남편 왈.


특히 4월 이후 그 당시 업무가 점점 바빠진 것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내가 글을 잠시 내려놓았던 것은 남편이 화가 났기 때문이다.


맞다. 나는 가정에 더 충실했어야 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그 당시 남편이 회사를 다니며  미국 방통 로스쿨을 다니고 있었고(지금도 다니는 중) 2달 뒤 캘리포니아로 1차 Baby bar 시험을  보러 떠나러 가는 고시생과 같은 처지였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남편을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과감히 글을 바로 내려놓고 곧바로 가족 경영에 전념했다.


다행히도, 남편은 1차 baby bar를 한 번에 합격했고 그 이후로 우리 가족은 즐겁고 평온한 나날을 지냈다.


2020년 겨울, 글을 써볼까 잠시 고민했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하여 가족의 안전과 업무에 더욱 집중할 시기라

나에게 글쓰기는 사치와 같은 것이었다.

거기다 내가 그 당시 방통대 영문학과 4학년 재학 중이어서 마지막 졸업까지는 가족, 일, 방통대 졸업만을 딱 우선순위에 두며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고 다행히도 졸업학점을 모두 다 채워 졸업을 하게 되었다.


코로나 시기에 고등학교는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나는 고3 학생과 고2 학생들을 지도했었기에 매일매일 등교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고3은 매일 등교였다)


더군다나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2월부터 온라인 수업 준비를 바로 착수하고 실시간 쌍방향 수업까지 돌입하다 보니 다른 건 생각할 겨를이 없던 거 같다.

덕분에 올해 구글 교육자 레벨 2까지 얻게 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고 우리 아들은 철의 여인과 같은 엄마 덕분인지 아주 쑥쑥 잘 크고 있었다.

매일 아침 7시, 남편과 함께 직장어린이집에 출근해준 아드님께 정말 감사하다.  


글을 잠시 멈추는 동안은 실제 내 생활에 일어나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했고,

그렇기에 나는 그동안 내가 글 쓰지 못했던 것에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다.


남편에게 딱 3주의 방학 동안(회사원이 아니라서 그 연차 한 번도 못썼던...)

나를 위해서 잠시만 다시 글을 쓰겠다고 선언했다.

즉, 3주 동안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아주 조금이나마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가족과 함께 있는 순간에는 글쓰기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을 먼저 걸었다.


"하하, 좋아요."- 남편 왈


이번에는 글 쓰거나 생각하는 시간을 정해서 그 순간에만 몰입해야겠다.

안 그러면 남편이 또 화 낼 테니깐.


3주 동안 나의 삶의 발란스가 잘 이루어져 올해는 아주 조금씩이라도 글을 계속 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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