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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Jan 27. 2021

교사의 행정업무 2

가르치는 일 이외의 또 다른 교사의 업무

아주 예전 교사의 행정업무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대부분 학창 시절 기억 속 교사의 업무는 수업만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학교도 하나의 기관이기 때문에 해당 기관의 잡다한 일부터 중요한 업무들을 처리해야만 한다.

즉, 교사가 교실에서 수업하는 시간 이외에는 노는 것이 아니라 교사는 공강 시간에 행정업무 또는 학생 생활지도를 하게 된다.


교사의 행정업무를 부서별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지난번에 소개했던 부서는 제외한다)


1. 교무부(교무기획부) : 학교 부서 관련 업무 수합 총괄, 학사일정 계획 수립, 학교 시간표, 학적, 나이스, 입학 및 졸업 관련 업무, 수능시험업무, 표창, 평가(시험 준비 및 평가)

보통 교무부는 학교 부서의 모든 활동들을 총괄하여 학사일정에 반영하며,  입학과 졸업 및 학년 진급 사정회를 담당한다. (전학생 관련 업무도 교무부에서 담당)

또한 교사와 학급의 수업시간표를 매 학기마다 새로 생성하는데 계산적인 머리가 필요하여 예전에는 수학교사들이 많이 수업계를 담당하였다. 요즘은 시간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일반교과교사나 행정업무지원 주무관이 담당하기도 한다. 이외 수학능력시험, 반편성 배치고사(입학생) 관련 업무, 표창, 장학금 관련 업무가 있다.


교무부 업무 중 교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담당업무는 '나이스'이다.

교사의 업무 배정과 학교생활기록부를 행정 프로그램인 나이스에 반영하고 마감하는 작업이 복잡해 보이기 때문이지만 실제 업무를 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괜찮다고들 한다.


2. 교육과정부 : 학교의 교육과정 커리큘럼을 담당, 고교학점제, 자유 학년제, 창체, 동아리 활동(예체능부 담당일 수도 있음), 클러스터 수업 등

교육과 정부는 고교학점제가 시작되서부터 예전보다 더 중요한 부서가 되어가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연관하여 원하는 교과목을 선택하여 들을 수 있게 하는 정책이다) 각 학년의 3개년 교과목 수업을 모두 다 계획하고 수립하며,  교과 수업 이외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어떤 수업을 할지 시간을 배분한다.  중학교는 보통 자유 학년제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이외 학교의 동아리 활동 업무를 담당한다.


3. 교육연구부 : 보통 연구부에서는 서는 한해의 학교교육계획서를 집필, 교사 연수, 장학, 교육실습 등을 담당하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방과 후 학습 업무도 담당한다.

연구부의 연수계 담당은 보통 꿀보직 자리이기 때문에 이 업무 희망에 대한 경쟁은 치열하다.

나는 운이 좋게도 2번 해봤는데 한 번은 달달한 꿀맛을 경험했지만, 한 번은 교사 직무 연수를 준비하며 고생 아닌 고생을 한 적이 있다.


4. 진로상담부: 진로진학상담 및 진학 행사 진행

진로상담부는 보통 진로부장 1인 단독체제로 진행되는데 이 부서의 업무량은 중학교는 잘 모르겠으나 일반고등학교는 상당하다. 일단 학생의 진로와 관련된 1년 업무 및 행사를 단독으로 진행하는데, 1일 진로페스티벌 행사, 1:1 입시 전문 컨설팅, 진로적성 검사, 모의면접,  모의 자소서, 그 외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 및 진로 상담을 수시로 진행한다.  고등학교는 입시와 연결되어 있어 진로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진로부장의 수업시수는 1주일에 10시간 내외로 이루어진다.

초창기에는 일반 교과목 원로교사들이 진로교사로 전향하여 진로부장이 되는 추세였으나 그땐 진로 부서의 업무량이 전혀 몰랐기 때문일 것이 생각한다.


5. 학년부 : 각 학년 담임교사들이 함께 있는 부서로 학급의 학생들을 지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생활지도이며, 아침 조종례,  학생 출석, 학급 자치활동, 수련회, 수학여행, 학년 프로그램 등을 계획하고 진행한다.


담임교사는 학생들을 수시로 만나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다소 소모되긴 하나  행정공문과 기안 처리에서는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다. 학생들과 두루두루 즐겁고 친하게 이야기하며 지내는 것에 부담임이 없다면 담임업무를 적극 추천한다.


이외 예체능부, 방과후학교부 등이 있다.



가르치는 것을 잘하는 교사가 될 것인지, 행정업무를 잘하는 교사가 될 것인지 한때 일하면서 갈등이 생길 때가 있었다.  가르치는 것을 잘하는 교사는 승진에 관심이 없는 교사, 행정을 잘하는 교사는 승진할 자격이 있는 교사라는 사고방식이 깔려있었고, 과거에는 더더욱 그러했다는 게 선배교사의 말씀이다.


이러저러한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두 가지를 모두 다 잘하는 교사가 되는 것이라 본다.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학교라는 기관 자체가 어떠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학교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정도 알아두는 것은 공립교사로서 교사가 맡은 학생만을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자원들을 어떻게 잘 관리하고 활용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역할도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판사도 법원 행정과 시스템에 잘 알아야 하고, 의사도 병원의 행정과 의료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활용하여 관리 감독을 하듯이 말이다.

그렇다고 행정업무만을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것은  교사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량에 벗어나는 것이기에 적절한 발란스를 맞춰가며 그때 상황에 맞게 역할을 수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즉, 교사라면 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행정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든 것을 잘 알아,

자신이 맡은 교과 또는 업무에 효율성이 적절하게 증가될 수 있도록 하며,

학생에게 수업을 가르치는 것, 특히 자신이 맡은 학생의 특수한 상황을 잘 알아

이에 맞는 적절한 수업 방안을 고안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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