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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Jan 21. 2021

일타강사보다 더 나은 교사가 되는 방법

공교육 교사가 가져야할 무기

지난 2020년 고2 담임을 맡으며 아이들과 상담을 하다 처음 알게 된 용어가 있는

그것은 바로 "일타강사"다.

"그래 너는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 나

"저는 수학일타강사가 될 거예요" -학생 A

"일타강사? 그게 뭔데..?" - 나

"입시학원에서 돈 제일 많이 벌고 수강생이 가장 많은 강사요." -학생 A

 

최근 뉴스에서 일타강사와 관련된 기사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는데 그들의 연봉과 호화로운 삶의 플렉스( FLEX는 가히 일반 공립교사의 삶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1/01/57232/

"샘 이번 겨울방학 때 A가 대치동에서 수업 듣는데요."- 학생 B

"그래?? 일타강사 수업 들으러 가는구나?" - 나

"네 저는 인강으로 1년짜리 수강권 끊었고요."- 학생 B


공립교사인 내가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적잖이 나쁠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실제 속내를 나에게 털어놓을 때,  나는 일타강사가 갖고 있지 않은  무기를 가지고 아이들과 심도 있게 소통하기 때문이다.

 

올해 코로나 초기부터 내가 자주 했던 것은 학생 및 학부모와의 깊이 있는 상담이었는데 그것이 나의 무기다.


 

3월 개학 전부터 아이들과 상담을 시작하였다.


아이들과 상담을 시작하면서 학부모 설문과 상담도 시작하였다.

 사교육 강사의 목적은 공교육에 있는 아이들의 성적을 아주 놀라울 정도로 향상해주어야 하는데에 있다. 그래야 그들의 생계가 유지되는 비용이 생겨나게 되고 때로는 공교육 교사보다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공교육 교사보다 더 잘 가르치려는 방법을 터득하려 피땀 눈물 나게 노력했을 것이다. 이 결과는 공교육을 받고도 이해 못하는 아이들이 개인적으로 교사 찾아가 질문한다는 건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끔 만들어 아이들이 사교육으로 시간을 할애하도록 한다.


여기에 사교육의 강사의 생태계는 무한경쟁에 놓여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오죽하면 일타강사가 다른 강사를 비난하는 댓글 조작 업체까지 차렸겠는가.


https://news.joins.com/article/23973420


고스펙을 가진 사교육 강사들의 지식을 하나의 연기처럼 퍼포먼스로 담아내는 능력이 탁월할 때, 여기에 맛깔스러운 양념으로 스타강사가 되기까지의 피땀 눈물과 같은 여담이 합쳐질 때(고액 연봉 FLEX는 무대 효과) 아이들은 그들을 선망하고 존경의 대상으로 삼게 된다.    


공교육 교사의 목적은 잘 가르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사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학생들에게 큰 사회에서 필요한 인성과 자질 및 역량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며, 학생 개개인이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한 사회 시민으로서의 준비가 되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그래서 내가 택한 나만의 무기는 학생과 끊임없는 상담과 정신상태 돌봄이었다.

코로나 사태라 학생을 더 잘 알기 힘들었을 것이라 하겠지만 나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 비대면으로 수업 출석체크가 잘 안 되는 학생은 하루에 1번만이라도 통화나 문자를 주고받아 그들의 하루 안부와 안녕을 물어봐주었고, 학생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학부모와 문자 또는 전화를 반드시 주고받았다. (학부모와 문자나 통화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지속적으로 연습하면 된다.)

이후 1학기 여름부터는 매일 쌍방향 실시간 아침조회를 했다. (참고로 우리학교는 매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였다)


학생의 진정한 변화는 가정과 학교의 개입이 모두 동시에 일어났을 때 제대로 변화되는데 이는 아이들이 항상 하는 18번 응답을 보면 알 수 있다.

"선생님 부보님한테 연락하지 말아 주세요.... 다음엔 안 그럴게요."


그래서인지 올 한 해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학생들과 일대일로 더 잘 알게 되었고, 믿기 힘든 가정의 개인 사정까지도 알게 되어 학교에서의 엄마와 같은 역할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맡았던 한해이다. (한부모 가정 사연, 부모 없이 혼자 사는 아이, 코로나로 인해 생계가 흔들린 가정, 가정폭력 관련으로 힘들어 울고 있는 학생의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돈이 많이 필요한 사교육장에서는 위와 같은 사연을 모두 다 해결해줄 수 없는 것들이지 않은가.

학생과 함께 장학금을 알아보고, 생계지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보고, 비대면 수업으로 자녀와 자꾸만 마찰이 생겨 스트레스 받으신 부모님의 말씀도 들어드리고(아이들이 학교다닐때가 좋았다고 하시더라), 홀로 살아 심리적으로 불안한 마음을 가진 아이는 특별히 밤늦게도 연락을 받아 주는 일은 나의 몫이였다.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 "어떤 가치와 마인드를 지향하니?", "왜 그렇게 생각하니", "졸업하면 뭐할꺼야?"- 나


"저는 졸업하면 성인들만이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실컷 할꺼에요." - 학생C

"한방을 노려야죠 ." -학생D


요즘 고등학생 아이들까지 부동산과 주식투자 등 이야기로 열풍이다. 큰 사회를 보며 미래로 나갈 아이들이 자꾸 미디어 속 어른들을 한시라도 빨리따라 배우려고 할 때,  교사는 아직 미성숙한 아이 대답 하나하나에 기분 나빠하지 말고 잘 들어주길 바란다.

무엇이 맞고 틀린 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상담시간 또는 수업시간에  많이 부디 할애하는 것이 우리의 해답일 듯 하다. (정답은 학생이 스스로 찾도록 유도해야한다)  


부디 공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한 자아를 가져 사회의 많은 유혹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한 삶을 가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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