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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Jan 12. 2021

음악교육과정에 혁명을 시도하다- 다섯번째

학생 스스로가 배우고 싶은 수업 실행하다. (2019년 음악수업 내용)

2019년 음악교육과정에 혁명을 시도하기 위해 내가 고안했던 교육과정 성취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음악과 진로 성취기준:  222-2. 받고 싶은 음악수업을 구상할 수 있다.

코로나 이전 시기로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 수업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공개하고자 한다.

2021년 언젠가 다시 옹기종기 모여 아래처럼 수업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란다.


내가 배우고 싶은 음악수업 구상하기(진로 또는 관심분야)

수업의 자율성을 높여 자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수업을 학생 스스로 고안하는 것이다. 자신의 희망 전공이나 진로 및 관심분야를 음악과 융합하여 탐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수업으로 구성하였다.

총 12차시로(2차시 블록타임), 3-4월에 진행되었다.


배우고 싶은 음악수업 수업 구성 방법


활동 1주 차 - 나에게 음악이란?

음악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음악이 자기의 삶에 있어 무엇인지 표현하고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을 오리엔테이션으로 가져 음악에 대한 긍정성을 심어주고자 하였다.


나에게 음악이란 - 그림 표현- 설명- 발표




활동 2주 차 - 배우고 싶은 음악수업 주제 구상하기

학생들에게 자신이 배우고 싶은 수업이 무엇인지 생각을 다양하게 해 볼 수 있도록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가졌고, 이를 통해 배우고 싶은 음악수업의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브레인스토밍 질문지


브레인스토밍 질문에 대한 그림 답변 - 역사학과를 잔학하길 희망하는 학생으로 오른쪽 위 18번 그림답을 통해 전 세계 혁명음악에 대해 조사하고 탐구하였다.
유엔기구 또는 국제기구에 들어가길 희망했던 학생으로 정지 교학에 관심이 있어 전 세계 국가를 감상해보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조사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계획하였다.
음악수업 주제 계획서 - 피드백

활동 3-4주 차 - 배우고 싶은 음악수업 탐구 활동

각자 자신이 정한 음악수업의 주제를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 활동할 수 있도록 마련하였다. 이러한 활동이 이루어지기 전에 어느 정도 활동의 계획을 미리 만들어 놓고 시작하면 보다 수월하게 학생이 활동을 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의 탐구활동을 순회하며 관찰하고 피드백을 해야 한다. 음악으로 인한 소리가 많이 겹침에 따라 음악실 이외 별실을 더 개방하였다.                    

그날의 탐구활동 내용 요약정리하기(왼쪽), 그날그날 수업 소감문 포스팅(오른쪽)


활동 5주 차 - 탐구활동 발표 준비(PPT 만들기, 컴퓨터실)

PPT 만들기 활동

 

활동 6주 차 - 배우고 싶은 음악수업 탐구활동 발표(최종)


자신이 약 한 달 반 동안 조사하고 활동한 수업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발표하는 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즐겁고 진지했다. 교사가 아닌 같은 학급 동료가 새로운 음악지식이나 정보를 알려 주다 보니 2시간 연속 수업으로 앉아 듣느라 힘들어도 졸음을 꾹 참아가며 발표를 듣는 인내심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진로희망을 발표 이외 몰랐던 친구들의 진로희망이나 관심 및 흥미분야도 차츰 알게 되니 서로 미래에 대한 응원이나 격려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수업 종료 후 아이들은 서로를 존중하기 시작했다. 타인의 수업내용과 발표를 통해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반성, 자극을 받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


캘리그라퍼가 꿈인 학생이 음악을 감상하며 가사에 담긴 내용과  장르, 음악적 분위기,  박자,  표현을 글씨로 표현하여 작품을 완성하고 발표함
간호사가 꿈인 학생이 음악과 자신의 희망 진로를 융합하여 음악치료에 대해 탐구함. 음악치료의 정의, 역사, 효과, 실제로 이를 치유하는 사례, 실제 치료 음악 감상 등을 알려줌


배우고 싶은 음악 활동 종료 후 학생 스스로 더 탐구를 원해 음악 진로 탐구 결과물을 발표함. 경영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

실제로 배우고 싶은 음악 활동 종료 후 학생 스스로 더 탐구를 원해 음악 진로 탐구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하였다. 경영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이 매장 내 배경음악이 소비자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경영학 논문과 관련 분야 서적을 탐색 및 조사하여 발표하였는데 굉장히 신난 모습이었다.


수업 최종 설문- 소감문 작성


교사 수업 소감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 개개인의 진로와 흥미를 더욱 깊게 알 수 있었다. 덕분에 아이들의 이름 전부를 보름 만에 다 외웠을 뿐만 아니라, 어떤 학생의 이름을 보면 저절로 내 머릿속에 그 학생의 진로와 흥미가 연상되었다. 다만 학급 인원수가 34-35명으로 너무 많아 아이들 하나하나 좀 더 세밀하게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내년에도 이 수업을 보완하여 실시하기로 이미 마음을 먹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조금 변형된 상태로 진행되었다.  

일단은 고3 학생들은 매일 등교였기 때문에 마스크를 쓴 상태로 수업 진행이 가능하였으나 능동적인 활동을 할 수 없기에 음악 감상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 음악 감상 플레이리스트 만드는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지 나는 항상 생각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과연 교과서 속에 있는 내용이 맞는 건지 의심한다. 그러다 보니 미래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겼고, 미래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교과서에 있는 건지 다시 한번 검토한다.



교과서에 의존하지 않는 교사

음악교사인 나는 교과서에 있는 내용이 음악 지식이 전부라 생각하지 않는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 교과서에 실려 있으므로 진도에 맞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르멘이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는데, 사실  중학생들이 이 스토리를 깊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오페라의 탄생 기원과 역사, 카운터테너, 메조소프라노, 테너, 바리톤 등과 같은 성악 음역대와 지금 그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하고 쓸모가 있는 것인가? 아무래도 나는 실용적인 측면을 좀 더 강조하는 편인가 보다.    


최근 나의 관심은 유독 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아이돌 음악과 힙합, 팝에만 꽂혀 있냐는 것이다.

(뭐 전 세계적으로 K팝이 인기가 많다고는 하지만)

물론 나도 어릴 적에 가요를 많이 듣고 자랐지만 생각해보면 나 도마찬 가지이고, 우리나라 아이들은 미디어에 상당히 의존하며 지낸다는 것이다. 대부분 미디어에 나오는 음악이 모두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아이들이 음악악 감상할 때 편식하는 경향이 다소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오히려 교과서 밖의 음악을 좀 더 파헤쳐 보고

우리가 어떻게 음악 감상을 하는 것이 올바른 지부터 이해하도록 힘쓰려고 한다.

음악 감상에 대한 편식이 사라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오늘도 나는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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