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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베르 Apr 08. 2020

자작나무

수줍지만 부끄럽지 않은 하얀 몸짓으로
고고하면서도 따뜻하게
우리를 맞이하는 너의 손짓

가리운 것 하나, 방어하는 것 하나 없는
투명한 너의 자태에 비취어
거추장스럽게 칠해진 우리의 단장을 지운다.

달과 별이 뿌려놓는 신비의 가루 같은
너의 오묘한 은빛 반짝임이
단절됐던 우리의 마음에 새하얀 다리를 놓는다

오래도록 썩지 않는다는 너의 숨결을 타고
우리의 오고 갔던 수많은 비밀들이
하나씩 불을 켜며 서로의 마음을 비춰준다

수줍지만 부끄럽지 않은 하얀 몸짓으로
고고하면서도 따뜻하게
서로를 맞이하는 마음의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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