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대화법 수강생분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오늘은 그 질문에 제가 겪은 사례로 답을 드려 보려고 합니다.
1. 가장 정성을 들이게 되는 가족
제가 관계대화법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대상은 가족입니다.
저에게는 가장 감정적이게 되고 날 것 그대로 드러내는 대상이 가족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엄청 친절하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는 편인데도
가족에게는 특히 아이에게는 그렇지 못하더라고요.
자녀를 키우면서 아이는 늘 저의 한계를 확인하게 합니다.
전두엽 발달이 안 돼서 감정 조절이 안 되고
표현력이 부족하다 보니 울고 떼를 쓰게 되는데
엄마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고 막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2.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다
하루는 오후에 산책을 나갔다가 아이가 울었어요.
"찻 길에서 자전거를 빠르게 탈 거야, 나 혼자서 미끄럼틀처럼 탈 건데 붙잡지 마~"
아이의 안전도 걱정되고 사람들에게도 피해가 되므로
'그건 위험해서 안 된다'라고 했더니
떼를 더 쓰더라고요.
한순간에 평온이 깨지면서 저는 이런 말을 순식간에 내뱉었습니다.
"이제 그만하라고 했지, 안 된다고 말했잖아.
한 번 말하면 들어야지. 너 엄마 화나게 할래?
자전거길에서 타야지. 여기서는 안 되는 거야"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내뱉게 됩니다.
화는 화를 불러일으키고, 말하면서 더 더 화가 납니다.
그것도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저번에도 ~~~ 그랬잖아" 2절, 3절, 4절 반복하게 되고요.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자녀를 사랑하다는 핑계로
정확히는 협박, 질책, 비난, 책임 회피 등을 하고 있더라고요.
울면서 저한테 안아달라고 하는 아이를 보면서
그때 미안해지고 후회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엄마가 화났다, 엄마는 무섭다,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라는 두려움만 심어준 것 같았습니다.
감정이 앞서서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던 것 같았습니다.
3. 관계일지 쓰고 난 후
찬찬히 생각해 봅니다.
어떻게 하면 좋았었을까?
내가 진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뭘까?
그걸 효과적으로 말에 잘 담아보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관계 일지를 쓰고 난 후
지금은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는 이렇게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1) 사과하기
일단은 화를 냈다면 사과부터 합니다.
"엄마가 화내서 미안해. 엄마가 화내서 무서웠어? 엄마가 걱정돼서 그랬어"
2) 상생할 수 있는 방법 찾기
그리고 엄마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간결하게 전합니다.
"자전거 타고 싶었어?
네가 안 다치고 안전하게 자전거 탔으면 해서.
자전거 빠르게 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는 너 혼자서도 씽씽 탈 수 있어.
거기를 자전거 길이라고 해. 자전거 길 어딨는지 찾아볼까?"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아이가 진짜 "응"이라고 수긍합니다.
첫 번째 말과 두 번째 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1) 아이를 욕구를 부정하는 메시지
첫 번째 말은 '일단 안 된다''는 메시지가 더 강하게 전달돼서
자신의 의견이 부정 당했다는 느낌을 줍니다.
2) 아이의 욕구를 긍정하는 메시지
두 번째 말은 '자전거 탈 수 있다'라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됩니다.
'엄마가 못 하게 한다'가 아니라 '엄마가 하게 한다'라는 관점으로 바뀌거든요.
자전거를 탈 수 있는데.. 어디서 가능하지? 자전거 길 어디 있지? 이렇게요.
아이가 자전거를 신나게 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잘 반영하면서도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전에 대한 것도 같이 챙길 수 있게 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걸 관계대화법에서는 '상생'이라고 합니다.
4. 상생의 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원칙이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도 순서 방법이 있더라고요.
엄마의 말이 바뀌니까 아이와 싸울 일도 덜하고
실제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전달되어 안전 교육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사람으로 가는 길이 하늘로 가는 길이다.
하늘 섬기듯 사람을 섬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대화법을 배우고 나서
나 스스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말과 생각
타인과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말과 생각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치님은 관계대화법을 잘 활용하고 계시나요?라는 질문에
한 문장으로 대답하자면 '네'입니다.
다만 한 번에 잘 되지는 않습니다.
실수하고 알아차리고 수정하고 다시 해보고 있습니다.
기록하고 기억하면서 매 순간 나와 타인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만약 아이와 실랑이를 자주 하고 계시다면
엄마에게 중요한 욕구와 아이에게 중요한 욕구가 동시에 충족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제안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