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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로이현아 Sep 06. 2018

[교실 속 그림책54] 쏟아진다

"내 마음에는 어떨 때, 무엇이 쏟아질까?"

                                                                                                            


2016년에 만든 54번째 교실 속 그림책 [쏟아지다]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서 이렇게나 말랑말랑하고 기발한 표현이 나오네요. 

재작년에 이거 만들었는데 혼자보기 너무 아까운 거예요. 
가방 속에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보여주면서 감탄하고 다녔어요^^

아끼는 친구가 곧 휴직 들어가거든요. 그 전에 아이들과 작게나마 그림책만드는 수업 해보고 싶다고 이 책 보여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참에 오랜만에 꺼내어 소개합니다.

"스물 다섯 명의 어린이들에게 질문했습니다. 
내 마음에는 어떨 때, 무엇이 쏟아질까?"

▷여자 친구를 사귀었을 때, 마음 속에서 젤리곰이 쏟아진다.

▷엄마에게 혼나고 방에 들어가는 순간, 내 방에 있는 모든 물건이 마구 우르르 쏟아지는 기분이다.

▷시험을 잘 못봤을 때, 엄마의 얼굴이 마구 쏟아지는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장롱에 구겨 넣어둔 인형이 와르르 쏟아지는 기분이다.

▷시험 점수가 잘 안나왔을 때, 스카이 다이빙을 할 때 낙하산이 안 펴지고 그대로 쏟아져 내리는 기분.

▷공부만 하면, 졸음이 쏟아진다.



스물 다섯 명의 어린이들에게 질문했습니다. 
내 마음에는 어떨 때, 무엇이 쏟아질까?




공부가 잘 될 때는, 머릿 속에 아이디어가 방울처럼 쏟아진다.


여자 친구를 사귀었을 때,마음 속에서 젤리곰이쏟아진다.


시험지에 답이 다 맞았는데 이름을 안 썼을 때도미노가 와르르 쏟아지는 느낌이다.


엄마 아빠가 크게 싸워 말도 안 할 때, 내 마음에 천둥번개가 치며 폭풍우와 세찬 비가쏟아진다.


엄마에게 혼나고 방에 들어가는 순간, 내 방에 있는 모든 물건이 마구 우르르쏟아지는 기분이다.


친구들이 내 말을 무시했을 때,손잡이 없는 맷돌이 하늘에서 쏟아진 것처럼어이가 없었다.


내가 친구한테 짜증을 낼 때, 내 마음 속에 엿 가 락 이쏟아진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나면, 하늘에서 눈이 쏟아지는 것처럼 시원하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했는데 그 사람이 나에게 나쁜 말을 했을 때, 마음 속에 모래성이 와르르쏟아져 무너진다.


시험을 잘 못봤을 때, 엄마의 얼굴이 마구 쏟아지는 것 같다.


학교에 거의 다 왔는데 실내화 가방이 손에 없을 때,내 마음 속에 하 얀 백 지 가 수도 없이 쏟아진다.


나쁜 마음이 앞서 있으면, 하늘에서 칼이쏟아진다.


물건을 사러 가게에 가서 바코드를 찍고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려는데 돈을 두고 왔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물이 쏟아져 내려서 물에 홀딱 젖은 것처럼 당황스러웠다.


대회에서 내 차례가 다가올 때, 내 가슴에 탱탱볼이 마구 튕기면서쏟아진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장롱에 구겨 넣어둔 인형이 와르르쏟아지는 기분이다.


시험 점수가 잘 안나왔을 때, 스카이 다이빙을 할 때 낙하산이 안 펴지고 그대로쏟아져 내리는 기분.


형한테 맞았을 때, 내 위에서 못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엄마와 싸웠을 때, 마음에 뜨거운 물이 왈칵쏟아지는 것 같았다


친구한테 무시 당했을 때, 절벽으로 쏟아져 내려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만났을 때, 내 마음 속에서 빛이쏟아지는 것 같다.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을 때, 답답한 고구마가쏟아지는 것 같다.


공부만 하면, 졸음이쏟아진다.





* 글을 쓴 이현아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고 발견하는 삶을 가치롭게 여기며 교육과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본질도 ‘삶 속에서의 의미만들기 과정’ 과 다름없다고 믿습니다. 교실에서 의미를 발견한 날부터 아이들에게 스며흘러가는 통로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배워서 남 주는 삶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미술관 통로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작가들과 창작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의 그림책 시리즈를 독립출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교육자이자 연구자(A/R/Tography)의 한 사람으로서 독서교육과 미술교육의 두 맥락에서 그림책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가치로운 교육적 역할을 실천해내기를 소망합니다.     

*홈페이지 교육미술관 통로 http://www.museum-tongro.com

*블로그 http://tongro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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