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온도를 담을 수 있을까?
종이에 온도를 담을 수 있을까?
김윤정 최덕규 작가님 부부는 그걸 한다.
종이를 접었다 펴고, 뚫어서 창을 내고, 빛을 비추면서
두 분만이 가진 따뜻한 온기를 담아낸다.
아무것도 없어보이는 적막한 세상에
빛을 비추면
미처 보지못했던 사람들이 보인다.
손을 마주잡는 사람, 밀어주는 사람, 같이 뛰고, 같이 먹는 사람.
이 책은 종이와 빛이 빚어내는 한 권의 예술작품이다
이 장면이 가장 좋다고 말한 아이들도 많았다.
매일 아침, 매일 저녁 이렇게 온 가족이 둘러 앉아서 음식을 먹는 건 분명 따뜻한 기억이다.
그리고 이 장면은 우리 주변의 따스한 사람들, 사람들...
빛을 비추면 무심코 지나쳤던 그들이 다시 보인다.
작가님 부부의 깊고 세심한 시선이 담긴 장면.
개학 첫 날, 커튼을 쳐놓고 깜깜한 교실에서 아이들과 이 책을 읽었다.
빛을 비추기 전, 아이들에게 물었다.
"이 장면에서 어떤 이야기가 떠올라?"
"엄마가 숙제하라고 하고 설거지하러 가셨는데요, 아이가 몰래 핸드폰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엄마한테 혼나서 혼자 울고 있어요."
"손이 시려워서 호호 불고 있어요."
"빛 비추면 과외선생님이 나올 것 같아요. 수학 문제 풀고 있는 중인 것 같거든요."
"생일인데 케이크가 없어서 혼자 울고 있어요. 빛 비추면 케이크가 나올 것 같아요."
"기도하고 있는 장면이예요. 빛 비추면, 예수님이 나타날 것 같아요."
상상을 뛰어넘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첫날부터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역시 무엇을 함께해도 그 이상을 보여주는 아이들.
아이들과 함께 어두컴컴한 교실에서 빛을 비추면서 읽어보면
분명 따스한 이야기들 만날 수 있을거예요.
안 되는 걸 되게하는 독립출판사 YUN Edition의 빛을 비추면.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빛으로 따스한 온기 전해주셔서 감사드려요!
* 글을 쓴 이현아는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고 발견하는 삶을 가치롭게 여기며 교육과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본질도 ‘삶 속에서의 의미만들기 과정’ 과 다름없다고 믿습니다. 교실에서 의미를 발견한 날부터 아이들에게 스며흘러가는 통로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배워서 남 주는 삶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미술관 통로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작가들과 창작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의 그림책 시리즈를 독립출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교육자이자 연구자(A/R/Tography)의 한 사람으로서 독서교육과 미술교육의 두 맥락에서 그림책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가치로운 교육적 역할을 실천해내기를 소망합니다.
*홈페이지 교육미술관 통로 http://www.museum-tong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