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미술관통로]페르마타하티에서의 그림책수업이야기(6)

[교실속그림책] 통로이현아Voluntravelling프로젝트 서울to우붓

by 통로이현아


Voluntravelling프로젝트 서울to우붓
[Picture books in the Classroom]
페르마타 하티에서의 그림책 수업 이야기(6)-교육미술관 통로 (통로 이현아)


수업이 무르익어가고 아이들의 마음에 담긴 이야기들은 글과 그림으로 형상화되어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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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라는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림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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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라는 음악과 함께할 때 가장 행복하다. 음악을 듣는 누라, 기타를 치는 누라, 그리고 사람들이 누라의 음악을 듣고 박수를 쳐주고 웃어주는 모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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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라의 월화수목금토일은 모두 음악이다. 그에게 음악이란 바로 그의 삶 자체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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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와 리스키는 자신의 축구에 대한 사랑을 그림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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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를 좋아하는 데와 리스키, '축구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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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답게 '산 이야기'를 담았던 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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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이기심과 탐욕으로 얼룩진 산, 그 산을 고아원 친구들이 회복시키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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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이야기를 썼던 데와는 인도네시아어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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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돌아다니며 아이들의 그림책에 감탄하고 있는 중에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예쁜 소녀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이름을 물어보니 sakman라고 했다. 삭만이라면..... 혹시....? 사망....? 나는 단이가 쓴 그림책 '페르마타에서 찾은 꿈'의 주인공 사망을 드디어 찾은 것 같아 기쁜 마음에 단이와 그림책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어제 수업에 오지 못했던 삭만은 내가 단이의 책을 읽어주었던 걸 듣지 못하였다. 단이가 쓴 그림책을 삭만에게 주며 'This is for you from your friend Dani!!'라고 말해주었다. 삭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책장을 찬찬히 넘기더니 '박수'에 대해서 단이와 대화하던 장면에 이르자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아, 이거 나야! 나 이거 알아! 알아!!'하는 제스쳐를 취해주었다. 삭만은 단이가 쓴 책을 수업이 끝날때까지 가슴에 꼭 안고서 그림을 그리다말고 꺼내어 보고 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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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만이 그린 꽃은 발리 어딘가에서 꼭 보았음직한 화려한 열대의 야생화 색감을 지녔다. 평소에 한국에서 아이들과 수업할 때 쓰는 것과 똑같은 12색 색연필을 사갔는데 어쩜 우붓의 아이들이 쓰는 색감은 저 꽃처럼 화려하고, 선명하고, 진한 열대의 색감들이 많아서 무척 흥미로웠다.
(이 페이지에서 삭만이 그린 학교 그림이 왠지 낯설지 않은것 같았는데... 아니나다를까 페르만하티에 오기 전 들렀던 학교에서 보았던 바로 이 장면과 흡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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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기를 꿈꾸는 삭만은 단이에게 다음과 같이 사랑의 메세지도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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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 친구 단이에게 꼭 전해달라며 만든 편지함과 편지들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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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가장 깊에 와닿았던 책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 책은 타미가 쓴 'Wlof Story'이다. 타미는 정말 예쁘고 씩씩하고 명랑쾌활한 아이였고 내내 눈을 맞추고 활짝 웃으며 수업에 화답해주어서 얼마지나지 않아 금방 눈에 익고 정이갔다. 타미가 여우 이야기로 표지를 만드는 것을 보고 나는 [교실 속 그림책] 1호 정근우의 '여우의 꿈' 그림책을 가리키며 내 학생 중에도 여우 이야기를 쓴 아이가 있다고 말해주었다. 타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까 내가 수업하면서 책을 나누어 주었을 때 읽어보았다고 했다. 타미가 들려주는 여우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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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wolf
because wolf like adventure in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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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 Can you see me...?
Yeah you are right
I am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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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가 그린 여우와 타미가 그린 여우가 그 특유의 세모꼴을 지닌 똑같은 모양새를 하고있어 무척 흥미롭고 신기했다. 산을 오르는 모습과 두 페이지를 연결한 페이지 활용도 흡사했다. 물론 타미의 산은 우붓을 담고있어 그런지 훨씬 풍성하고 화려한 색감을 가지고 있었고 꽃도 피어있다. 아, 이다지도 흥미로운 작품의 재생산이라니! 내게 가장 각별한 책 중 하나인 [교실 속 그림책] 1호 정근우의 책이 타미에게로 와서 이렇게 또하나의 이야기로 탄생되어지는 것에 나는 마음 가득 전율하다못해 이 아이들의 작품을 가지고 한 편의 비교문화연구 논문을 쓰고싶어질 지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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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strong,
so I can stand on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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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타미의 마지막 페이지. 이 페이지가 강력한 힘으로 다가와 갑자기 목울대가 빳빳해져왔다.

'나는 강하다.
그래서 나는 산을 오를 수 있다, 산을 딛고 설 수 있다.'

우붓에 오기전 JB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무엇을 하든 가장 밝게 웃고, 분위기 메이커인 타미는 어머니의 날 행사를 하면서 한동안 아유의 품에서 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타미는 부모님이 두분 다 안계시고 큰오빠가 생계를 책임지는 상황에 있다고 했고, 타미를 안아주었던 아유는 나중에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고 한다.
'타미는 매일매일 자신의 슬픔과 용감하게 싸우는 것이라고'

그 용감함을 위해, 자신의 삶과 용감하고 씩씩하게 싸워나가기 위해 몇번이고 되뇌었을
'나는 강하다, 그래서 나는 딛고 설 수 있다.'
타미의 그 한마디가 내게로 와서 이렇게 마음을 적신다.
'나는 강하다, 나는 강하다, 나는 강하다.....',
'그래서, 나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수 있다....'



'맞아, 너는 강해. 그리고 나, 그리고 우리는, 강해.
나도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산을 너처럼 용감하게 딛고 설게.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오를게.'
나는 한동안 멈춰서서 타미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마음속으로 말하면서 목에서 울큰대는 것을 힘껏 삼켰다.






* 글을 쓴 이현아

그림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담백한 시, 두툼한 마티에르가 살아있는 거친 나이프그림. 이 두가지를 사랑하며 살게 된 것을 삶의 여정에서 만난 행복 중 큰 것으로 여깁니다.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고 발견하는 삶을 가치롭게 여기며 교육과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본질도 ‘삶 속에서의 의미만들기 과정’ 과 다름없다고 믿습니다. 교실에서 의미를 발견한 날부터 아이들에게 스며흘러가는 통로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배워서 남 주는 삶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미술관 통로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작가들과 창작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의 그림책 시리즈를 독립출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교육자이자 연구자(A/R/Tography)의 한 사람으로서 독서교육과 미술교육의 두 맥락에서 그림책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가치로운 교육적 역할을 실천해내기를 소망합니다.



*홈페이지 교육미술관 통로 http://www.museum-tongro.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ok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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