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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틸킴 Aug 01. 2016

00. 책읽기는 무시무시하지 않다

자기계발과는 1도 상관없는 책추천

1. 읽는 것에 대해


인문학이 힘이다, 라는 말이 트렌드가 되더니

독서도 스펙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이런 말조차 식상할 정도죠


책은 도끼다!

이 책이 나를 구원하고, 굳은 정수리를 쪼개 새로운 길을 알려줄 것이다!


우리는 복음서를 구하는 신도들처럼, 보물찾기라도 하는 기분으로 고전 서가를 서성였습니다

현대 물리학이나 진화심리학 도서에서 대박 아이템이 나올 것처럼 읽히지 않는 문장들에 밑줄도 쳐보고, 

대화 중에 몇문장 인용할 기회라도 생기면 잠시 잠깐 뿌듯함에 잠기기도 했죠


저는 그랬습니다

책 속에 길이 있었으면 했어요

읽는 것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책만 보면 내일이 달라지고 내가 달라질 거라 믿고 싶었어요

그렇게 책읽기는 빚이 되었습니다

매달 이자를 상환하듯 책을 읽으려다보니 미뤄둔 숙제처럼 재미없었어요

독촉받는 사람처럼 책장을 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결연한 의지로 첫장을 넘겼지만, 읽다 그만두면 나 자신의 나약함과 발전 가능성을 탓하게 됐지요


그럴 필요까진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어렸을 땐 누구나 동화책을 재밌게 읽은 경험이 있어요

사실 책읽기는 재미있으려고 하는 겁니다

나가서 술을 먹든, 게임을 하든, TV를 보든 그 가치가 책보다 결코 못하지 않습니다

모처럼 남는 시간에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할 땐 내게 그만큼 재미가 있어야 해요


그래서 채무가 아닌 취미로서의 독서를 다시 시작해보았습니다



2. 쓰는 것에 대해


<외톨이야 외톨이야 다라디리다랏-두>

한때 모든 이로 하여금 그 뜻을 궁금하게 했던 가사, 다라디리다랏-두

문장 같기도 하고, 흥얼거림 같기도 하고 헷갈립니다


이 다라디리다랏-두,가 바로 스캣입니다

별다른 뜻없이 흥얼거리는 건데, 스캣이란 게 참 오묘해요


스캣을 하는 가수를 처음 보면 방언을 쏟아내듯 주문 외듯 멜로디에 푹 빠진 모습이 

우습기도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당혹의 순간이 지나고나면, 아, 인간들의 말이라는 거, 사실 되게 번잡했구나 하는 느낌이 와요

단어가 되어야만 했던 말들이 노래가 되어 날아다니고

듣고 있는 내게도 시원한 해방감이 밀려오죠


책읽기를 스캣처럼 해보면 어떨까요? 

그냥 재밌게 읽고 쏟아내듯 쓰는 그런 독서말입니다



3. 칼날같은 책읽기


책은 두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찌르든가, 찔리든가


내 머릿속에선 아직 언어화되지 않았는데

그런 생각들을 칼로 만들어서 세상을 푹 찌르는 책

나만 비밀히 갖고 있던 생각들이 앗 따거 찔리는 책

그런 책을 만나면 방언 터지듯 하고 싶은 말이 생겨요


책읽기가 스캣이 되는 순간이죠


자, 그런 책을 읽어봅시다

말하고 싶어지는 책을 읽읍시다

사적으로 찔리는 책, 찌르는 책을 읽어봅시다


이런 혼자하는 책 리뷰는 하나도 쓸모없을 지 모르지만

스캣을 못하는 가수는 재미가 없듯이 이런 주절거림도 하나쯤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내가 먼저 찔려본 책을 소개합니다

자기계발과는 1도 상관없는 책추천

사적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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