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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다

시시한 셋

by 틸킴


어젯밤엔, 눈이 갑자기 떠졌습니다.

잘 잤는데.

다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불도 다 껐는데

눈도 꼭 감았는데

몸도 축 녹아들었는데


어쩐지 눈이 너무 부셔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밤 하늘에 반짝거리는 별들은

언젠가 가스 같은 것들이 폭발을 했던 흔적이랬죠.


머리 속에 뉴런 같은 것들이 서로 만나

반짝반짝 폭발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오늘 했어야 했던 일들이

어제 그랬어야 했던 일들이

만났던 사람들과

내가 실수 했던 사람들이

손으로 꼽을 수 없는 먼 미래의 내가

수많은 기억들과 다짐들이 연결되고 얽혀 별처럼 펑펑-


머리 속이 너무 훤해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럴 땐, 폭죽놀이가 사그라들도록 조용히 기다리는 수밖에요.


어젯밤에 별은 머리 위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내 속에 있었어요.

그래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엔 억지로 자려고 하지 않아요.

머리 속에 별들이 잠잠해질 때까지 잠자코 구경해요.

이내 잠이 들었고, 전 무사히 출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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