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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틸킴 Sep 12. 2016

14. 센스를 기르는 법

<센스의 재발견>, 미즈노 마나부



광고를 한다는 사람들의 책이 대 유행입니다. 크리에이터 누구, 카피라이터 누구, 아트디렉터 누구, 기획자 누구. 다들 광고 기획자가 되고 싶은 걸까요? 아님 광고가 좋은 걸까요? 광고 회사에 다니는 저로서는 참 신기한 일입니다. 극장 갈 때마다 이놈의 선전 왜 이렇게 길어!라는 수군거림이 들리는 걸 보면 다들 광고를 좋아하거나 알고 싶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왜일까요?


광고는 크리에이티브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실제 TV에서 보는 광고 중에 정말로 크리에이티브한 것들은 얼마 없지만요)


광고가 크리에이티브하려면 만든 사람이 크리에이티브할 것이다!
그런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고 싶다.
더 나아가서는 나도 그렇게 크리에이티브해지고 싶다.


우리는 모두 크리에이티브해지고 싶은 겁니다.




크/리/에/이/티/브

참 길고 긴 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크리에이티브해 질 수 있을까요? 무엇이 창의적인 것이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사람은 뭘 먹길래 그런 번뜩이는 발상이 나올까요? 이럴 때, 우리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건 그들이 쓴 책이나 인터뷰를 보는 것이죠. 그럼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이 뭐라고 했는지 한번 볼까요?


(다소 근엄한 표정으로) 크리에이티브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에요~

(손사래를 치며) 저요? 제가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논리적인 사람?
(잠시 고민에 잠겼다가) 회의를 거듭하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오더라구요, 모두의 힘으로!
(책의 띠지에 적힌 한마디) 크리에이티브도 훈련하면 늘 수 있습니다!


책을 낼만큼 일가를 이룬 크리에이터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말을 합니다. 창의력은 어느날 번쩍 생성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책을 읽으면 박탈감만 더 커졌습니다. 크리에이티브 개론서들을 읽으면 전 화가 났어요. 그분들의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세요, 여행을 많이 다니세요, 음악을 많이 들어보세요.> 저, 지금 그런 것 충분히 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당신이 그런 고전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해냈다는 게 이미 크리에이티브 아닐까요? 전 그런 생각이 안 나는데요? 결국 당신이 잘나서 가능한 거 아닌가요? 이런 저런 말은 써놨지만, 그분들의 말은 '말'만 있고 방법론이 대체로 너무 두루뭉술했기 때문에 종내에는 자기 자랑이 되고 마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 크리에이터 분들이 창의력은 천재적 영감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번뜩이는 영감에 대한 환상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게 싫었어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면 그 과정을 한번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봐, 따지고 싶었죠.


왜냐면 창의력이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는 건 오히려 제가 믿고 싶었던 말이거든요.

난 크리에이티브한 인간이 아닌데, 센스라는 것도 기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길고 긴 시간을 지나 여기 미즈노 마나부란 크리에이터가 드디어 저를 설득시켰습니다! 어째서 크리에이티브가 어느 날 번쩍 떠오르는 것이 아닌지, 어떻게 훈련하고 얼마나 키울 수 있는 건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미즈노 마나부의 방법론에 설득되려면, 미즈노 마나부가 얼마나 크리에이티브한가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겠죠? 여기 간단하게 그의 작업물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그는 일본 쿠마모토현의 캐릭터 '쿠마몬'의 디자이너입니다. 일본에 여행을 가셨던 분들은 이 캐릭터가 낯설지 않을 겁니다. '쿠마몬'은 규슈지역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갖지 못했던 쿠마모토에 단숨에 아이덴티티를 불어넣으며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입니다. 듣기로는 일본 내에선 헬로키티 만큼이나 인기가 있다고도 하더군요. '쿠마몬'의 탄생비화는 구글에서도 쉽게 찾아보실 수 있으니 더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미즈노 마나부는 다양한 광고제에서도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광고 커뮤니케이션 뿐 아니라 레이블 디자인, 브랜딩 디자인 쪽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의 작업 중 제가 가장 맘에 드는 것은 'THE' 시리즈입니다. 'THE' shop은 다양한 물건들 중 가장 그 물건다운 정수를 실현한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있는데요.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쇼핑백이라면 'the shoping bag'이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가장 쇼핑백다운 쇼핑백을, 도시락통이라면 'the lunch box'라고 불려도 손색 없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아름다운 도시락통을 디자인하는 것이 모토이죠. 군더더기 없이 제품의 특성만을 보여주면서도 소비자가 바라는 멋까지 갖춘 아주 좋은 프로젝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만으로는 그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믿을 수 없다? 그렇다면 www.gooddesigncompany.com에 들어가보세요. 미즈노 마나부가 대표이사로 있는 디자인컴퍼니인데,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훌륭한 작업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 이제 우리가 따라갈 선생님에 대한 소개는 얼추 된 것 같습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그의 말을 들어볼까요?



평범함을 알면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 <센스의 재발견> 중


미즈노 마나부는 '평범함'을 강조합니다. 신기하죠? 우리는 보통 크리에이티브를 남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책을 읽더라도 남들이 다 보는 책 말고 특이한 것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음악을 들어도 대중가요가 아니라 인디음악을 들어야 더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즈노 마나부는 '평범한 것을 많이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에게 평범한 것은 그저 대중적인 의견이나 상식이 아닙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아는 것'입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양쪽을 알아야 '가장 한가운데'를 알기 때문이죠. 평범한 것은 뻔한 것이 아닙니다. 수치화할 수 없는 것들의 기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기본이 바로 평범입니다. 일종의 최적화 상태인 것이죠. 그래서 평범을 일단 알고 나면, 그보다 조금 더 나은 것, 그보다 조금 더 다른 것으로 변주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일단 이 말부터 안심이 팍 됐습니다. 지금 해야할 것이 명확해지잖아요. 당장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하지 말고, 가장 가요다운 것, 가장 주말 드라마다운 것, 가장 초콜렛다운 것 등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평범한 것들을 찾아보자, 라는 미션이 생긴 것입니다. 이건 꽤 할만한 난이도의 숙제죠.



지식이라는 것은 종이이고, 센스는 그림이다.
종이가 크면 클수록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자유롭고 대범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 <센스의 재발견> 중


세상의 평범한 지식들을 수집하다보면 아는 것이 많아질 것입니다. 아는 것이 많아진다는 건 내 머릿속에 노드가 많아진다는 것이죠. 앞서 말한 크리에이터들이 책을 많이 읽으라든가,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가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일 겁니다. 거기서 우연히 만날 영감을 그저 기다리란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지식을 축적하라는 뜻인 거죠. 머릿속에 A,B,C의 세가지 노드가 있는 사람과 A부터 Z까지 26개의 노드를 갖춘 사람, 둘 중 누가 더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을까요? 당연히 후자일 것입니다. 그리고 천재적인 영감이라는 것은 바로 이 노드들의 조합 중에 나옵니다.


"우선은 지식을 쌓자.

과거의 축적, 바꿔 말하자면 '놀랍지 않은 것'을 많이 알수록 창조적인 토양은 넓어진다.
그런 다음에 놀라운 아웃풋을 지향해야 한다."

- <센스의 재발견> 중

 

그렇기에 미즈노는 지식을 쌓으라고 말합니다. 이때 내가 얻어야 하는 지식은 앞서 말한 '평범한 것'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은 새로운 책이 아니라 모두가 좋아하는 기본적인 책을 읽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저는 책을 예로 들었지만 음악이든 맛집이든 영화든 모두 마찬가지죠. 여기까지의 설명을 도식화하면 이렇습니다.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A라는 것과 자기가 본 적 있는 B를 붙여서 C를 탄생시킨다. 이 작업을 높은 타율로 성공하면 우수한 크리에이터가 될 것이다. 아무도 제로에서 갑자기 C를 만들지 못한다.
 A를 자세히 알고 있다면 A'를 만들 수 있다. A에 대한 지식과 B에 대한 지식이 '뜻밖의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상을 이끌어서 C를 창조한다. 의외의 조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D, E, F...라는 지식을 쌓는 일이 중요하다. 놀랍지는 않지만 새로운 것이란 사실은 A'이다."

- <센스의 재발견> 중


여기까지 읽고나자 저는 크리에이들에 대한 미움이 누그러졌습니다. 모든 홈런왕이 홈런을 잘 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모두들 이런 내용을 느낌적으로는 알았겠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말할 재주는 없었을 테죠. 어쩌면 자신의 일을 '단순'하고 '평범하게' 표현하는 게 싫었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미즈노 마나부는 자신의 일을 대단한 것으로 포장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크리에이티브나 센스에 갖는 편견이 더 끔찍히 싫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작업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오히려 하소연합니다. 왜 사람들이 센스를 특별한 것으로 말하는 지 모르겠다고. 내친 김에 그는 '난 센스가 없어'라고 자책하지 말고 자신이 알려주는 방식으로 지식을 쌓고 응용해보라고 합니다. 그것은 세가지 원칙입니다.



첫째, 왕도부터 풀어간다.

- <센스의 재발견> 중


앞서 미즈노 마나부는 '평범함'을 강조한다고 했습니다. 평범한 것은 곧 최적화된 상태라고도 했습니다. 물건으로 치면 제품의 본질, 브랜드의 가치, 고객의 욕구 모두가 최적으로 다듬어져 있는 제품들이 됩니다. 여기서 제품의 본질이란 가장 그 제품다운 것을 말하는데, 미즈노는 간단하게 '시즐'이라고 포현합니다.


광고에는 시즐 컷이란 게 있습니다. 버거킹 광고에서 패티가 지글지글 구워지는 컷, 맥주 광고에서 거품을 출렁이며 건배하는 컷, 화장품 광고의 수분크림이 탱글탱글 탄력있는 모습 등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이렇게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컷이 바로 시즐 컷이지요. 미즈노는 꼭 광고에만 시즐컷이 있는게 아니라 성공한 브랜드들에도 그 제품만의 시즐이 있다고 합니다.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이 청바지가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합니다. 그럼 리바이스 진을 보여주면 됩니다. 가장 전형적인 청바지니까요. 외계인이 커피샵을 궁금해한다면 스타벅스에 데려가면 됩니다. 커피샵의 시즐을 가장 잘 갖추었으니까요. 이렇게 시즐이 있는 제품들은 시장에서 강한 힘을 갖고 팔려나갑니다. 그리고 이런 왕도를 배우면 우리는 사람들이 특정 제품에 바라는 기준점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지금 유행하는 것을 안다.

- <센스의 재발견> 중


왕도에 대한 공부는 평범함에 대한 공부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취향이나 사회수준은 계속해서 변하죠. 그래서 왕도를 알면 지식을 갱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즈노 마나부는 유행을 왕도의 정반대라고 합니다. 그럼 어디서 유행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을까요? 잡지를 보면 됩니다. 남성 잡지는 남성 패션에 대한 유행을, 여성 잡지는 최신 여성 이슈들을 한눈에 보기 쉽도록 정리해놓습니다. 미즈노 마나부는 한달에 몇십권이 넘는 잡지를 읽으며 유행의 흐름을 파악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잡지를 통해 지식을 갱신하다보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식을 쌓는 법도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번의 트렌드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곧 센스의 향상으로 이어지겠죠. 그래서 왕도와 유행, 두 가지를 다 알면 지식의 폭을 단숨에 넓힐 수 있다고 미즈노는 말합니다.



마지막, '공통점'과 '일정 규칙'이 없는지 생각한다.  

- <센스의 재발견> 중


지식을 갱신하다보면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지식을 쌓는다고 저절로 되는 일은 아닙니다. 왕도와 유행하는 것들에 대한 케이스들을 나름대로 분류하는 훈련을 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카페에 대한 지식을 기르고자 한다면, 성공한 카페들의 특징이 무엇이었는지(와이파이가 무료 제공돼 오랜 시간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다, 테이블이나 인테리어 소품들이 세련됐다 등), 또 일정한 규칙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겁니다. 그리고 나의 사례에 적용해서 개선을 해나가는 거지요.


지식의 축적과 예측으로 센스를 기른다, 는 대원칙은 어떤 일에나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카페를 개업하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든, 제안서를 쓰든 - 성공한 케이스를 되도록 많이 수집하고 오늘날의 트렌드를 분석내가 만들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응용하면서 파인 튜닝을 해 나가는 거지요.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호불호'에 대한 것입니다.


센스를 기를 때 호불호로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호불호는 객관적인 정보와 상극에 잇기 때문이다.

- <센스의 재발견> 중


여러 사람이 모여 회의를 할 때 흔히 겪는 일인데요. 저는 광고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타당한 근거와 논리로 애써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별론데?" 한마디에 죽어버리는 것입니다. 개인의 느낌으로, 그냥 뭔가 와닿지 않아서 폐기되는 아이디어가 정말로 많습니다. 따라서 호불호에 의한 피드백은 아무소리 안하는 것만 못합니다. "호불호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의 센스, 즉 그 사람이 가진 지식의 범위 내에서만 대화가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소비자 조사라는 것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TV광고를 만들다보면 소비자 조사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대부분의 피드백이란 개인의 느낌으로 가득합니다. 그렇다고 소비자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개발자가 아니고, 전문으로 훈련 받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런 그들이 친숙한 것을 바탕으로, 또 자기에게 편한 것을 바탕으로 느낌을 말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에서 나온 피드백들로는 A가 C가 되는 완벽한 단절을 이끌어내는 아이디어를 만들 수 없습니다. 너무 낯설기 때문이죠. 그러나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소비자조사를 맹신합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나 책임감이 없거든요. 광고주들은 자신의 판단 대신 소비자조사에 근거해 작업물을 수정합니다. 그리하여 모처럼 나온 좋은 아이디어도 어느새 반짝반짝 빛나는 '각'이 사라지고 맙니다. 누구에게도 불편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날카롭지 않은 아이디어. 이런 아이디어는 과연 좋은 아이디어일까요?


이런저런 걱정거리부터 사적인 느낌들까지- 아이디어를 짜낼 때는 잠시 자신을 내려두는 게 좋습니다. 아이디어를 낼 때야말로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시간입니다.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사용할 사람은 누군지, 언제, 어디서 주로 쓰일 지를 먼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나만의 느낌으로 가득한 주관적인 아이디어는 누구도 그 목적을 알수 없는 아이디어가 되기 쉽고, 모든 사람의 의견을 반영한 아이디어는 누구에게도 매력이 없는 뭉툭한 아이디어가 되기 쉬우니까요.




"3세까지의 기억이 없는 것은 일상이 놀라움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가령 내가 38세부터 41세가 되기까지 3년간 할 수 있게 된 것은 몇 가지 있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다.
하지만 0세부터 3세까지는 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

- <센스의 재발견> 중


우리들은 모두 어렸을 때 크리에이터였습니다. 종이와 크레파스만 주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냈죠. 개미왕국, 우주도시, 요정의 나라. 그리고 무엇을 보고 베끼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엄마 아빠를 보고 따라하고, 세일러문을 따라 그려보고.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세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고, 어느새 생활의 달인이 되었습니다.


"역사를 잘한다/못한다 라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미술도 잘하고 못하고는 없다. '지식을 배워서 현재에 활용한다'는 의미로 미술은 다른 학문과 같은 학문이며 누구나 배우면 성장할 수 있다."

- <센스의 재발견> 중


책이 너무 길다면, 이 책에선 이 한 문장만 명심하셔도 되겠습니다. 위의 문장에서 미술을 '아이디어'라고 바꾸어봅시다. '센스'라고, 또 '크리에이티브'라고 바꾸어봅시다. 센스를 기르는 것 역시 이런 종류의 일입니다. 라이터 켜는 아빠가 멋있어 보였듯이, 엄마가 화장을 하는 게 너무 신기해보였듯이 청바지와 커피를 관찰하고 놀래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배운 지식을 새로이 활용해보는 일입니다.


아, 이 사람들은 어떻게 청바지를 반으로 자를 생각을 했지?

아, 어떻게 구멍난 청바지를 디자인으로 만들 생각을 했지?

그럼 무엇이 가장 청바지다운 거지?


전형적인 것에서 시작합시다. 가장 쉬운 본질에서 출발합시다. 거기서 더하고 빼는 것만으로 아이디어가 만들어집니다. 내가 지금 있는 현실에 어떤 변화를 줄지 그 가능성들을 점쳐봅시다.

센스는 타고나는 게 아닙니다.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평범하기에, 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같이 공부합시다.

창의력은 우리 모두의 것이 맞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저는, 드디어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1. 창의력을 기르고 싶다면

2. 센스가 없다는 자책을 자주 한다면

3. 크리에이티브 직업을 꿈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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