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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진 musicalbank Jul 19. 2020

코로나 시국에 공연을 봐도 될까?

조금 불편하지만, 너무나 즐거운 공연 관람!!!

  공연 관련 일을 하니, 남들보다는 공연을 자주 보는 편이다. 공연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공연 마니아만큼 자주 보지는 못한다. 집은 서울인데 회사가 판교여서 출퇴근 거리가 멀기에, 평일에는 쉽게 보기가 어렵다. 그래도, 주말을 이용해 분기에 한 작품 정도는 꼭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새로 공연하는 작품을 보는 것도 아니고, 선호하는 배우의 작품을 보는 것도 아니다. 행사를 앞두고 사전 점검 차원에서 관람하거나, 아내나 아이가 보고 싶다는 작품 위주로 본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는 한 번도 공연 관람을 못했다.


  바로 ‘코로나 19’ 때문이다.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두 집에서 지냈기 때문이다. 아이는 온라인 학습을 하고, 나는 집에서 재택근무를 3개월 정도 했다. 혹시라도 감염방지를 위한 배려에 찬물을 끼얹을까 봐, 밀집 공간인 공연장에 가는 것은 엄두도 못 냈다. 그러다, 7월 초에 세종문화회관에서 10주년 기념 공연 중인 뮤지컬 ‘모차르트’를 보러 갔다. 다른 좋은 작품도 많지만 굳이 뮤지컬 ‘모차르트’를 선택한 것은, 초연을 같이 준비에 남다른 애정이 가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의 외출인지라, 아이보다 내가 더 설렜다. 초연 대비 10주년 공연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기대도 되었고, 방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신문기사로는 접했지만,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유령' 코로나 속 세계 유일 공연 중…"K방역의 힘">, <앤드류 로이드 웨버 “K방역, 런던의 내 극장에 적용하고 싶다”> 등 우리나라 공연이나 방역에 관련된 외부로부터의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뮤지컬의 본 고장이라 불리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도 공연장을 폐쇄한 상황이다 보니,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 직접 방역 절차를 살펴보고 싶었다. 물론, 아이와 같이 가는 것이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일단 공연장으로 출발했다.


그림 1)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문진 안내

  우선, 보통 때와 가장 큰 다른 점은 관객들의 공연장 도착 시간이었다. 공연 시작 1시간 전쯤 도착했는데, 로비에는 관객들이 많이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공연시간 30분 전쯤 관객이 몰렸었는데, 오히려 미리 도착하신 관객이 많았다. 아마도 체온 측정이나, 문진표를 작성하는데 시간이 소요됨을 고려한 듯하다. 세종문화회관 출입구를 1곳만 개방하였다. 그곳을 통해 로비로 입장하는 관객들의 체온을 확인하여 고열환자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리고, 로비 안으로 들어서니, 문진 과정을 안내하는 홍보물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그림 1 참조) 어셔(공연장 안내원)는 로비 구석구석으로 문진 안내문을 들고 다니면서, QR코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심지어 공연장 안의 객석 의자 모니터를 통해서도 안내하고 있었다. 


그림 2) 문진 확인 알림톡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문진 페이지가 뜬다. 거기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이름, 성별, 좌석번호와 해외 방문 이력, 기침, 발열 증상, 확진자 접촉 여부를 기재하면 된다. 이용약관 등에 동의하고 나면, 그림 2와 같은 알림톡 메시지를 받는다. (해당 정보는 공연 종료 30일 후 일괄 폐기된다.) 객석 입장 시에 알림톡 내용과 티켓을 같이 보여줘야 한다. 어셔는 티켓의 좌석번호와 알림톡의 내용을 확인한 후에 입장을 안내해준다. 우리 아이처럼 휴대폰이 없는 사람들은 종이에 인쇄된 문진표에 작성하여 같이 보여주면 된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이 부분이 관객들을 안심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공연 관람 중에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내게 연락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신뢰가 생긴 것이다. 보통 티켓을 타인으로부터 선물 받거나, 동행한 사람의 경우에는 즉시 연락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림 3) 뮤지컬 ‘모차르트’ 포토존

  관람 전에 인터넷 예매처에서 문진표 작성에 관한 안내문을 보았을 때는 번거롭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법했다. 하지만, 로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예상과는 달랐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안심하는 분위기가 대부분이었다. 문진을 작성해야 한다고 안내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알아서 QR코드를 찍고 작성하는 분위기였다. QR코드와 종이 문진표가 곳곳에 비치되어 있어서, 혼잡하지 않았다. 그리고, 인상적인 장면은 로비의 관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특히,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그림 3 참조) 아마도 당분간 이러한 절차와 분위기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듯하다.


  객석 안에 입장해서 공연을 보는 동안에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관람했다. 공연 시작 전에 별도로 안내가 나오기도 했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경우 인터미션을 포함해서 공연시간이 3시간여나 되기 때문에 갑갑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공연에 몰입하며 즐겼다. 특히, 코로나 시국을 반영한 듯 응원 메시지 형식의 커튼콜은 너무 인상적이었다. 커튼콜이 시작되자, 모두 기립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고, 크게 함성을 지르는 관객은 없었다. 코로나의 여파 때문인지 함성도 조용했다. 조용한 함성이었지만, 객석의 분위기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오랜만의 가족 나들이이자, 공연 관람이었기에 더욱 즐거웠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지금 이렇게 공연을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한다. 앞으로 침체된 공연계가 활성화되길 기대해본다.


  공연장 내/외부를 비롯하여 객석의자 등 모든 시설을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있었다. 또한, 열화상 카메라, 비접촉식 체온계, 손 소독제 비치 등 곳곳에 방역을 위한 준비가 잘 되어 있으니, 염려하지 마시고 공연을 즐기셔도 될 것 같다. 사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도, 시민의식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빛나고 있었다. 이제는 마스크를 챙기고 공연을 즐겨 보자. 


브런치에 써왔던 글을 책으로 펴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제목 :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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