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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하는 리더는 말만 듣지 않는다

by 이태화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햄릿의 명대사다. 만약에 당신이 햄릿 역할을 맡고 이 대사를 해야 한다고 상상해 보자. 우리말로 해야 한다면 어떻게 번역할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렇다면 ‘To live or to die’가 아닌데 ‘사느냐 죽느냐’라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너무 유명한 대사라서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과연 ‘To be, or not to be’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말을 하는 햄릿의 마음은 어떨까? 그리고 ‘question’은 또 무슨 의미일까? 대사는 짧지만 생각이 길어진다.


햄릿을 연기하려면 햄릿을 이해해야 한다. 연기란 작품에서 맡은 역할을 ‘표현하는’ 일이다 보니 연기력은 곧 표현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아니다. 이해력이다. 이해 없는 표현은 공허하다. 잘 이해하면 잘 표현된다. 당연히 좋은 연기도 따라온다. 다시 햄릿의 대사로 돌아가서 이해해 보자.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은 텍스트(text)다. 텍스트에는 서브텍스트(subtext)와 콘텍스트(context)가 숨어 있다. 햄릿을 이해하려면 햄릿이 하는 말의 서브텍스트와 콘텍스트를 파악해야 한다.


서브텍스트란 텍스트 이면에 표현되지 않은 생각과 감정을 말한다. 흔히 오만가지 생각과 만감이 교차한다고 한다. 인간은 찰나에도 수많은 생각이 일어나고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그래서 인간을 이해하는 일은 생각과 감정을 파헤치는 일이다. 텍스트에는 생각과 감정이 묻어있기 마련이다. 이게 서브텍스트다. 서브텍스트는 콘텍스트에 따라 달라진다. 콘텍스트는 맥락이다. 맥(脈)은 줄기, 락(絡)은 이음 또는 얽힘이다. 서로 이어져서 관계를 맺고 있는 앞뒤 사정 또는 상황이 콘텍스트다. 콘텍스트를 파악하려면 텍스트 앞뒤의 상황과 전체의 흐름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거다.


햄릿은 위 대사를 하는 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감정은 어떨까?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기에 저런 말을 하는 걸까? 서브텍스트와 콘텍스트는 무엇일까? 잘 알다시피 햄릿은 아버지를 여의었다. 게다가 아버지를 죽인 것으로 의심되는 삼촌이 어머니와 결혼했다. 당신이 햄릿과 같은 상황에 놓였다고 상상해 보면 어떤가?


출처 : 한국강사신문(https://www.lecture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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