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욕도 서슴지 않았고 쉽게 쓰레기와 붙여 무슨 레기를 만들어 댔다. 대통령으로서 판사로서, 검사로서, 경찰로서, 기자로서, 정치인으로서...그들이 마땅히 해야 할 바람직한 일이 있다는 전제 하에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무엇 자리에 내가 하는 일을 넣어본다. 배우로서, 코치로서, 강사로서, 컨설턴트로서, 작가로서...
나는 어떤 기준을 갖고 있고
그 기준은 어디에서 온 것이며
기준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하는 일은 또 얼마나 바람직하며
바람직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의
기준은 무엇인가?
드러나지 않는 직업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은 과연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온 세상에 까발려졌을 때 누군가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인터넷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까?
교사, 교수, 강사의 강의가 온 세상에 공개되고
의사들이 하는 진료나 수술이 온 세상에 공개되고
세일즈맨들의 고객 접대가 온 세상에 공개되고
직장인들의 근무가 온 세상에 공개되고
가게에서 마스크를 팔든 치킨을 팔든 술을 팔든 아파트를 팔든 뭐든 팔아 돈을 버는 우리네 일들이 온 세상에 공개되면 과연 바람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그 몇 안 될 것 같은 사람들은 과연 무슨 무슨 레기라며 비난하며 살고 있을까?
내가 쏜 화살은 반드시 나에게 돌아온다
세상에 '반드시'란 없다며
부디 비껴가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하고
그것이 결코 돌아오지 않았다고 확신한다면
그 화살은 누군가의 어딘가에 꽂혔다.
어쩌면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
그 화살을 내가 맞지 않았다며
다행이라고 안심하는 것은
얼마나 한심한 삶인가?
그것이 기도의 대가로 신이 내린 은총이라면
세상의 어떤 총보다 잔인하다.
누군가가 쏜 화살에 내가 맞을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삶은 또 얼마나 멍청한 삶인가?
사람들이 아프다
그 아픔을 멈춘답시고
전사가 되어 활을 들었다
진짜와 가짜 뉴스만큼이나 많은 화살이
어지럽게 온라인에 빗발친다
나는 더 이상 한심하고, 멍청하고 싶지 않다
싸우지 않고 이기기 위해 활을 내려놓고
화살을 부러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