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나를 비춰보다"-(11) 이게 정말 나일까?

by 마하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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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현재 오전반, 오후반, 저녁반,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내 마음의 빛을 살리는 글쓰기' 3기 수업에서 교재로 쓰고 있는 그림책이다.


어제 저녁반 수업을 이 책으로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고 있는가?


얼마 전 성경의 한 구절을 들으면서 깊이 묵상하는, 향심 기도 시간에,

하나님이 바울에게 하신 "내 복이 네게 족하다"라는 말씀이 떠올라 몹시 괴로웠던 적이 있다.


바울은 사도로서 예수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역을 했는데,

막상 본인은 안질(간질이라고 하기도 함)에 걸려 고생을 하고 있으니, 사역자로서 떳떳치 못한 것 같아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한다. 제발 이 안질에서 낫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빈다.

그때 하나님이 바울의 기도에 응답한 말이 바로 저 말이다.


"내 복이 네게 족하다"


이게 무슨 뜻인가?

결국 안 고쳐주겠다는 뜻 아닌가!


난 신이 나에게도 이 말을 할까봐 순간 너무너무 무서워졌다.

지금 내가 힘들어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는 다 나중에 잘 되기 위해서인데,

지금 이 상태가 이미 은혜를 다 받은 상태, 복을 다 받은 상태라고 하면 절대로 안 되는 거다.

그러면 안 된다. 절대 그럴 순 없는 거다.


만약의 경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에 치솟아오르는 분노와 불안, 공포를 느끼며 생각했다.

아... 나는 지금의 삶 자체에 만족을 못 하고 있구나.

좋은 미래를 위해 견뎌야 할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있구나.

과정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있구나...



이 그림책의 끝부분에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

"할머니가 말씀하셨는데, 인간은 한 사람 한 사람 생김새가 다른 '나무' 같은 거래.

자기 나무의 '종류'는 타고나는 거여서 고를 수 없지만, 어떻게 키우고 꾸밀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대.

나무의 모양이나 크기 같은 것은 상관 없어. 자기 나무를 마음에 들어하는지 아닌지가 가장 중요하대."


나는 지금 내 나무를 마음에 들어하고 있을까?

지금의 내 모습 말고, 언젠가 잘 나가게 될 미래의 나를 상상하면서,

미완성이고 못난 지금의 나를 겨우 참아내고 있진 않은가?


어쩌면 내 나무 말고, 남의 나무처럼 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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