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 글쓰기 좋은 질문 143번

by 마하쌤

* 내가 알고 있는 내 모습과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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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주제로 공식적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서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정말이지,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이제야 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너무 기쁘다.



두 가지 중에 뭘 쓸까 끝까지 고민했다.

하나는 "민영이 너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 것 같아" 라는 오해에 대해서 설명하고 싶었고,

나머지 하나는 "민영이 넌 늘 바쁘잖아."라는 오해에 대해서였는데, 오늘은 후자를 선택했다.



조민영은(민영쌤은) 늘 바쁘다.

이게 내가 친구들이나 제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반복적으로 듣는 말이다. (원망섞인, 야속하다는 어투로)

그런데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실제로 나는 바쁘다.

스케쥴러가 언제나 꽉 차있다.

하지만 친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늘 바쁜 것은 아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건지, 지금부터 그 원리를 설명하도록 하겠다.



먼저, 사람들은 내가 친구가 엄청 많아서, 매일 그들과 어울리느라 자기와는 놀아줄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렇지 않다.

나는 거의 매일 통화하는 친구가 없다. TV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나의 모든 사생활을 미주알고주알 공유하고, 수시로 만나는 그런 류의 친한 친구는 한 명도 없다.

나와 가장 친한 친구와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는 게 고작이고, 특별한 일이 아니면 거의 전화통화도 하지 않는다. 카톡도 용건이 있을 때만 한다.

그리고 꽤, 상당히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과도 석 달에 한 번, 보통은 반 년에 한 번 정도 만난다.

그리고 대부분은 몇 년만에 한 번 만나는 사람들이다.

단, 그런 사람들의 수가 많은 편이다. (강사생활 하면서 많은 다양한 인연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이 얘길 다시 정리하자면, 내 스케쥴러에 사람 만나는 일정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다 몇 년이나 몇 개월에 한 번 만나게 된 사람들이다.

그들과 나의 기준으로 보면 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귀한 만남들이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맨날맨날 만나는 그런 친구들이 많은 그런 관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친구들이나 제자들이 흔히 투정조로 말하는 게,

민영이 너는 늘 바빠서 다른 사람들은 다 만나면서, 나랑은 놀아줄 시간이 없지, 라는 얘긴데,

솔직히 그런 소리 들을 때마다 굉장히 억울하다.

내 입장에서는 날짜 하나 빼는 것 자체가 큰 마음을 쓰는 것이고, 정말 많이 좋아해서 꼭 만나려는 건데,

만나자는 요청에 바로바로 응해주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제일 빠른 날이 2주 후 목요일쯤이 될 것 같아, 다음 달에나 가능할 것 같아, 이런 식으로 답하니까,

무슨 연예인도 아니면서 되게 바쁜 척 하는 것 같고,

자기를 별로 중요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고,

그래서 엄청 섭섭한 모양이더라. ㅠ.ㅠ



하지만 그렇게 바로바로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건 내 삶의 원칙 때문이기도 한데,

나는 강의나 수업이 있는 전날에는 체력 안배나 컨디션 조절에 무척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몸이 약하기 때문에, 잠을 충분히 못 자거나, 친구를 만나 말을 너무 많이 하거나, 저녁 늦게 뭘 많이 먹거나 하면 반드시 다음날 컨디션에 무리가 오기 때문에, 그런 날들엔 일부러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면 친구와 약속을 잡을 수 있는 날짜라는 게 굉장히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또 나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오히려 주말에는 되도록 약속을 잡지 않고 집에 있는 편이고,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니까 밤 10시엔 무조건 자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저녁 약속은 잡지 않는 편이고, 또 체력이 약해서 하루에 두 탕, 세 탕을 뛰면 며칠은 누워있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딱 한 건씩만 처리하려다 보니, 사람을 만나려면 365일도 턱없이 부족한 날들이 되어버리고 만다.



즉, 내가 그 날은 안 된다고, 그 날은 못 만난다고 말했기 때문에,

친구들이 모두 민영이는 또 바쁘겠지, 하고 생각하는 그 시간에,

나는 집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놀고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뜻이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만날 수 없을 뿐이지, 반드시 다른 누군가와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이렇게까지 설명을 해도 누군가는 여전히 서운해할 것이다.

나는 너를 이렇게 좋아하는데, 너는 나를 그만큼 좋아해주지 않는다고 속상해 할 것이다.

어려서부터 하도 많이 들어온 말이라, 이젠 누가 그런 말을 해도 미안하지만 좀 지겹다.



친구와의 관계 맺음에서 질이냐 양이냐를 정해야 한다면,

나는 언제나 질이다.

몇 달에 한 번 만나더라도, 그 순간에 온전히 집중해서, 정말 즐겁게 추억을 쌓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러니... 나에게서 양적인 면이 충족이 안 된다면, 그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른 친구를 사귀는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나랑은 가끔 만나서 진짜 재밌게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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