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 글쓰기 좋은 질문 63번

by 마하쌤

* 붉은색 옷을 입은 인물이 지금 하고 있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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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랬을까...

분명히 이 옷 말고 다른 옷들도 많이 시도해봤었는데,

왜 하필 이 옷을 입고 나온 걸까...

혹시 내가 못 들은 공지라도 있는 걸까?

드레스 코드 같은 게 따로 있었던 걸까?

아니야, 분명 종강 파티라고 했잖아...

무슨 엄숙한 기념식도 아니고, 그냥 파티라며?

근데 어떻게 나 빼고 전부 다 옷이 무채색일 수가 있어?

아놔... 겨울이면 또 몰라.

패딩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쳐.

근데 아니잖아, 지금 여름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종강 파티에 참석한 17명이 나 빼고 전부 다 회색, 검은색, 아니면 흰색일 수가 있냐고!!!!!!!!



내가 무슨 동굴 속에 핀 한 송이 장미도 아니고,

아까부터 다들 번갈아가면서 나를 힐끗힐끗 보는 거 전부 보이거든?

하아... 흑백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혼자 빨간 코트를 입고 있었던 소녀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학과장님이 나한테 농담 하나 던지고 싶어서 입을 달싹거리시는 게 보인다.

학과장님이 그 한 마디를 내뱉는 순간, 모든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로 향할 것이고,

저마다 한 마디씩 하고 싶었던 것들이 비웃음과 함께 한꺼번에 터져버리겠지!



그렇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가자니,

그건 거의 용암이 솟구치는 형상이 될 텐데...

하아... 나는 어쩌자고, 빨간 블라우스에, 까만 치마에, 빨간 구두를 신고 온 것일까?

왜? 아예 큼지막한 빨간 리본도 달고 오지!

하아...

맥주병을 집으러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겠어.

움직일 때마다 내 존재감이 너무 튀어.

숨만 쉬어도 빨간 덩어리가 들썩들썩하는 것처럼 보일 테니까.



가만히 있어도 튀고,

움직이면 더 튀고,

일어서면 끝장인 나...



진짜 돌아버리겠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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