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 한 명을 인터뷰하라. 이전에는 묻지 않았던 질문을 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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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달 장애인에 관한 뮤지컬 대본을 쓰는 일에 참여하게 되었다.
뮤지컬 대본에서 손 놓은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마당에,
갑자기 다시 쓰게 되니 감이 다 떨어진 게 확연히 느껴지고,
옛날엔 이걸 어떻게 다 썼었나 싶은 생각만 계속 들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다.
게다가 발달 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의뢰를 받은 거라,
일단은 부지런히 책부터 읽어가며,
공부하는 마음으로 대본을 썼다.
그런데 쓰는 내내 한 친구가 계속 떠올랐다.
동생이 장애인인 친구였는데,
그 친구랑 꽤 오랜 세월을 알고 지냈고,
동생이 장애인인 것도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그 친구의 삶이 그로 인해 얼마나 힘들었을지에 대해선 그리 궁금해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걱정 같은 것만 나누었지,
동생에 대한 것은 그리 자세히 묻지 않았었다.
그의 삶은 동생을 빼고선 설명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공부하면서 장애인 형제를 둔 비장애인들의 수기도 많이 읽었는데,
그들 마음의 어려움과 현실적인 걱정들이 너무 크게 와닿아서,
그 친구 생각이 더 많이 났다.
그래서 방학하고 나서 그 친구와 송년회를 하게 되면,
동생 얘기, 그리고 동생과 함께 살아가는 그의 삶에 대한 얘기를 더 물어보고 싶은데,
이 얘기를 묻는 게 그에게 반가운 일이 될지, 아니면 더 불편해할지 잘 모르겠다.
친구로서, 그의 삶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옳을지,
아니면 그가 먼저 말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묻지 않는 것이 배려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글감을 보자마자 그 친구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