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 : 글쓰기 좋은 질문 177번

by 마하쌤

* 다음의 문장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써라. "이 이야기를 너에게 하는 이유는 네가 유일하게 나를 판단하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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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판단하지 않을 사람'이 정말 존재할까?



나는 이게 우리가 바라는 어떤 판타지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끝도 없는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에 너무 지쳐버린 나머지,

그러지 않아줄 누군가를 바라는 게 아닐까 싶은 거다.




내 경우만 해도,

솔직히, 누군가를 전혀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대방을 보는 순간,

내가 가진 모든 신념과 잣대와 기준들에 빗대어 그 사람에 대한 어떤 인상이 정해진다.

그러니 나는 이미 그를 내 나름대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그렇게 첫 인상으로 이루어진 나의 판단을 팩트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그를 좀 더 알아갈 때까지 나의 임의적 판단을 보류한 채 둘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내 눈에 포착된 상대방의 모습은 그 사람의 극히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것도 내 모든 선입견과 가치관에 의해 재단된 부정확한 정보이다.

그러니 내 판단에 의한 첫 인상을 일단은 가지고 있되,

이것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음을 알고 열어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난 이미 어쩔 수 없이 내 방식대로 상대방을 1차 판단했지만,

그것이 다가 아님을 알고, 더 알아가면서 내 판단을 수정할 여지를 남겨두고,

모든 것을 확정지어버리지 않는 것만이 내가 가질 수 있는 태도다.




다른 사람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다들 자기 기준으로 이미 나를 어느 정도 판단했겠지만,

자신의 왜곡된 판단을 확신하며 나를 대하지 않고,

자신의 편협한 판단에 의거해 나에게 함부로 말하지 않고,

일단은 지켜봐주고 있는 것이다.



난 그냥 그거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전혀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봐주기는 감히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의 판단을 보류한 채로, 나를 계속 지켜봐주기만 해도 너무 고마울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가 "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 이렇게 말해준다면,

나도 "너도"라고 답하면서 같이 웃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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