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 : 글쓰기 좋은 질문 220번

by 마하쌤

* 다음 문장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써라. "그리고 이 방이 바로 그 일이 있었던 곳이다."







---------------------------------------------------------------------------------------------------------------------------

그러니까... 방에서 뭔가 사건이 일어났던 걸 떠올려야겠네?

사건이 일어난 방?

그런 게 나한테도 있을까?



그게 언제였더라...

인생이 고달프고, 너무 버거워서 도망치듯 혼자 떠났던 부산 여행.

바닷가 근처 호텔에 방을 잡고,

나름 힐링 여행을 해보리라 결심했었는데,

가자마자 너무 피곤해서 요를 아무렇게나 펴놓고 잠깐 잠이 들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까 완전 깜깜한 밤인 거다.

믿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피곤해도 그렇지, 낮잠을 이렇게 6-7시간 씩이나 잔다고?

어이가 없었지만, 암튼 일어나서 짐 정리 좀 하고,

먹을 거 가져온 거 아무거나 좀 먹은 뒤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또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어두침침한 거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고 '뭐여?' 싶어서 시계를 보니 하루 꼬박 잠을 자버려서 또 저녁 무렵이었다.

이 정도면 잔 게 아니라 그냥 기절한 거였다.

하지만 배고픈 것도 잘 모르겠고, 화장실만 갔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또 자버렸다.


그렇게 나는 부산까지 왔는데도 불구하고,

2박 3일 동안 단 한 번도 밖에 못 나가보고,

호텔 방에서 잠만 자다 왔다.

꼭 뭐에 홀린 것처럼 말이다.


내 평생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자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잠만 잘 줄 알았으면 절대 호텔 안 잡았을 텐데... 그건 좀 후회가 됐지만,

그만큼이나 내가 피로했었다는 걸, 미친 듯이 자보고 나서야 알았다.


지금은 허리가 아파서 그렇게 자라고 해도 절대 못 잘텐데,

그때는 정말 그랬었다.

거의 죽음 같은 깊은 잠에 빠졌었던 그 방이 생각난다.

작가의 이전글300 : 글쓰기 좋은 질문 46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