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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직 애널리스트 Apr 04. 2020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은 성공할 것인가?


국내 음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음원 사재기 논란으로 차트는 점점 대중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고, ‘플로’, ‘바이브’ 등의 신규 음원 사이트들의 등장으로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이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해 무산되었던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이 다시금 준비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음원시장 내 더 큰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하여  2019년 4분기 기준  79개국, 2억 71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전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음원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스포티파이의 한국 상륙은 국내 사업자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업계에서는 그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여러 요인들을 고려하여 의견을 나눠보았다.


-국내 음원 서비스 점유율 상황 (출처:http://news.bizwatch.co.kr/article/mobile/2020/03/03/0021/naver)



•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한국 시장에서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현재 국내의 다양한 음원 플랫폼들이 각자의 고객들을 보유하며 자리잡고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엔, 이동 통신사 자체에서 음원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음원 서비스사들, SKT의 플로, KT의 지니뮤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자연스럽게 통신사 고객들은 자신이 요금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음원 플랫폼의 상품들을 이용하게 된다.  그리고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스포티파이를 사용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은 이미 VPN 우회 방법 등을 통해서 스포티파이를 이용하고 있다.”며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따라서, 통신사와 연결되어 있는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대다수 한국 소비자들, 기존 국내 음원 서비스의 충성 고객들을 이동시키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에서 스포티파이 사용할 수 있는 법’을 검색하는 소비자들



또한 한국 가요 음원 보유에 대한 이슈도 ‘스포티파이’의 성공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 될 수 있다. 국내 음원서비스를 위해서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과 같은 국내 저작권 단체 및 카카오엠, 드림어스컴퍼니 등의 음원 유통사와의 계약이 필수다. 해외 음원 서비스인 애플 뮤직의 한국 진출 당시, 이러한 국내 관계사들과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국내 가요 음원을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국내 음원 플랫폼 사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계속 되고 있는 와중에, 해외 음원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역시 국내 업체들의 견제에 저작권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애플 뮤직이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적은 한국 가요 보유량’에 있다고 평가받는 만큼, 수요량이 가장 높은 상품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고객 유치에는 어려움이 따라보인다.


비단 스포티파이의 경쟁사가 국내 음원사와 애플뮤직 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취향 추천 기반 스트리밍’에 중점을 둔 서비스라는 특성 상 가장 큰 경쟁상대는 유튜브 뮤직이 될 수 있다. 스포티파이의 단점은 광고인데, 이미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서 광고없이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다. 이미 플레이리스트 정리나 관련 알고리즘 등 기타 기능이 잘 마련되어 있는 유튜브 뮤직의 기존 이용자들이 굳이 새로운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려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된 ‘유튜브’와의 연관 마케팅을 통해 무섭게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유튜브 뮤직과도 경쟁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 유튜브 뮤직 캡쳐 화면 (사용자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 (출처:https://www.ajunews.com/view/20200218110712802)




•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 성공 가능성은 열려 있다.



‘스포티파이’가 가지는 강점을 살린다면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우선 ‘가격’ 면이다. 스포티파이의 특징은 광고가 있는 대신, 무료로 음악 스트리밍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요금제를 이용하면 광고가 없는 버전, 고품질 오디오와 기타 기능들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지만 가입자 절반이 무료 이용자이다. 그만큼 ‘무료’라는 가장 큰 소구점이 소비자들을 이끈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음원사이트의 값비싼 가격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콘텐츠 소비에 값을 지불한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에서 긍정적으로 작용될 수 있다.


- 가파르게 증가하는 스포티파이 사용자 현황. 가입자 절반이 무료 이용자다. (출처: Spotify)



무엇보다 스포티파이가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한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기능은 강력하면서도 정확한 음악 큐레이션 기능이다. 스포티파이는 데이터 분석 업체들을 인수하여, 고도화된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음원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맞는 음악들을 추천하고 있다. 사용자가 선택, 팔로우한 아티스트나 감상한 곡의 장르를 기반으로, 그와 관련된 곡들로 자동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데일리 믹스’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여러 업체들이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여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스포티파이의 높은 정확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용자들의 의견이 많다. 이처럼 음악 감상마저도 개인화되며음악을 선택하는 기준이 차트에서 개인 취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흐름에 따라스포티파이가 한국 소비자의 만족을 가져올  있다고 예상해본다.  

-  ‘데일리 믹스’ 서비스 화면 (출처: https://9clouds.com/blog/8-awesome-spotify-hacks-you-probably-dont-know/)



이외에도 스포티파이의 성공 퍼센테이지를 높여줄 내,외부적 요인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K-POP 팬덤의 일명 ‘대규모 음원 총공’에 활용되는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다. 현재 ‘멜론’에 활발한 ‘팬’ 이용자가 많은 이유는 음원 차트 성적이 음악방송 성적에 높은 비율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스포티파이가 빌보드 같은 해외 차트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플랫폼인만큼  팬덤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높은 글로벌 성적을 위해 스포티파이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사재기 악재에 지친 소비자, 새로운 것에 흥미를 가지는 소비자층이 기존 플랫폼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Spot + Identify’ 세상의 모든 음악을 발견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스포티파이는 탄생했다고 한다. 이름의 의미만큼 음원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뤄나가고 있는 스포티파이가 한국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둘지, 그 여부는 어떤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할지, 어떠한 마케팅을 진행해 나갈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최종적으로 진출이 확정된다면, 많은 협상 단계를 거친 만큼 분명 타겟층을 공략할 강력한 카드가 있지 않을까. 카드는 꺼내봐야 아는 법.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벌써 흥미롭다. 


글: 김서영, 김수민, 서재영, 연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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