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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상 Mar 30. 2016

#5. "일렉 기타의 매력에 빠지다"

Neil Zaza - I'm Alright

아티스트 : Neil Zaza
발매 : 1996
배급 : 스톤 미디어
비정규 앨범 [Sing]의 열한 번째 트랙 곡




요즘 날씨가 너무 좋다.

공기는 보들보들 따뜻하고, 바람도 선선해서 가만히만 있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듯하다.


이런 날씨엔 가사 없이 세션만 나오는 음악이 '땡긴다'. 날씨 덕으로 몽글몽글해진 마음에 음악을 녹이기에도, 음악에 내 마음을 녹이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으며 이러한 '녹임'을 하는 건 꽤나 매력 있는, 즐거운 작업이다.



cf. YouTube, Neil Zaza - I'm Alright




※ 음악을 들으면서 읽으시는 걸 추천해요.

저도 이 음악을 들으며 그때의 감정을 더 캐치해 적었답니다.


                                                                                                     



나도 기타를 잘 치고 싶어!


<I'm Alright>을 듣고 기타를 시작한 사람들이 꽤 많다 그리고 난 그 사람들을 십분 이해한다. 왜냐면 나도 그랬으니까.


중학생 시절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정말 '뿅' 갔다. 일렉 기타가 이렇게 매력적인 악기였다니!


이 곡을 나도 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당시,     기타 뿐이었다. 클래식 기타라 하면 일렉 기타나 통기타와는 다르게 기타 넥(neck)이 넓은 편이라, 기타 초보의 손가락 유연성으로는 선뜻 대면하기가 어려운 기타다.



일렉 기타. (출처 : www.yournextguitar.com)


클래식 기타. 일렉 기타보다 목이 두껍다. (출처 : www.samash.com)



만만치 않은 클래식 기타라 할지라도, 이미 이 곡을 치고 싶다는 나의 강렬한 열망은 활활 타올랐고, 이를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내가 이 곡을 접하게 된 순간부터, 우리 가족은 내 손에서 울려 퍼지는 듣기 거북한 정체불명의 똥땅똥땅 소리를 매일 듣게 되었다. (8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미안함을 전합니다)


매일매일 클래식 기타로 낑낑대면서 열심히 <I'm Alright>을 흉내 냈다. 미숙한 실력이라 할지라도 내 손끝에서 멜로디가 만들어진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곡은 못했다. 그래도 그 당시에 얼마나 연습했으면, 8년이 지난 지금도 <I'm Alright>의 앞부분을 칠 수 있는 건가 한다. 과거의 나, 참 독했다.


이 곡을 들으면 과거의 귀엽고 무모했던, 멜로디 하나에 반해서 클래식 기타로 일렉 기타 곡 연습에 매진한 중학생 음악 홀릭녀가 생각난다. 이런 때가 있었지, 하며 웃음 짓게 해주는 고마운 곡이기도 하다.



음악은 내 평생 친구처럼 따라다닐 것이다.


날씨가 너무 좋아 기분이 둥실둥실 떠다닐 때, 노력한 것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 기쁠 때, 슬럼프가 와서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 너무나도 슬플 때,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나 시험 전에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싶을 때, 내 곁엔 항상 음악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그래, 나한테 그랬던 때가 있었지.'라고 생각나게 해주는 음악이 있을 것이다. 사랑 음악이든, 이별 음악이든, 가족 관련 음악이든.

그런 음악이 있다면, 우리와 시간을 함께한 음악과, 그 음악에 대한 추억을 고이 간직해 나가는 건 어떨까.

과거의 우리에게 힘을 주었던 음악은, 미래에 가면 추억이 된다. 그리고 또 다른 힘을 준다.


심리 치료 기법 중에 음악 치료가 있다. 음악 치료를 살펴보면, 말을 통한 전문적 상담으로도 안 풀리는 문제가 음악을 통해 조금씩 풀리는 사례가 많이 있다. 음악은 단순한 말보다 우리의 마음을 더 잘 어루만져주는 강력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음악을 통해서 더 나은 지금의 내가 되었기에, 누구보다도 음악의 힘을 믿는다.

음악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진심을 드러나게 하고, 행동을 변하게 한다.      




내가 닐 자자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그는 음악을 정말 즐기면서 기타를 연주한다. 행복한 표정과 함께하는 그의 연주를 보고 있으면 나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밑의 영상은 닐 자자 라이브 영상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상이다. 다들 이 영상을 보고 그의 '행복 에너지'를 받아가시길.


cf. Youtube, Neil Zaza - I'm Alright


                                



P.S. 음악에 빠져 학업에 등한시한 막내딸을 걱정하거나 혼내지 않고, 끝까지 믿음으로 지켜봐 준 부모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우리 부모님처럼 못할 것 같다. 내 자식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전날에도 드럼과 기타를 치거나 유튜브로 밴드 영상을 들여다 보고, 심지어 대망의 수능 전날에도 기타를 친다면... 상상만 해도 한숨 나온다.

아버지, 엄마. 제 멋대로인 막내딸을 끝까지 따뜻하게 믿어줘서 고마워요♥





음악을 쓰는 여자의 더 자세한 내막이 궁금하시다면.

http://blog.naver.com/colday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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