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넓은 미국
내가 처음으로 미국 본토를 밟은건 2019년 1월이었다.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세계 최대 가전 쇼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보내주었다. 물론 임원 한분을 모시고 오라는 명과 함께.
CES출국 전, 선배들로부터 “하루 종일 걷다가 끝난다“ 라던지, ”다 돌아보려면 3일은 걸린다“ 등의 말을 들었다. 나는 넓어봤자 얼마나 넓겠어? 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막상 가보니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넓었다. CES2024 기준으로, 전체 행사 면적이 220,000제곱미터(약 66,500평)이라고 한다. 축구장을 60개나 이어 붙인 크기라고 한다.
사실 행사장으로 운전해서 가는 도중에도 저 멀리 큰 호텔 건물이 보여서 곧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10분을 더 운전했던 기억이 있다. 가까이서 보니 건물이 어마어마하게 컸다.
매년 1월이 되면 전 세계 테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서 많은 회사들이 라스베가스에서 기술을 뽐낸다.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건 항상 삼성전자가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그 다음은 LG전자라는 점이었다. 전쟁의 아픔을 겪은 나라가 이렇게 빨리 성장하고, 세계 최대 컨벤션에서 가장 크게 전시를 한다는 사실이 자긍심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했다.
CES에는 가족단위 관람객도 많았다. 특히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가족도 많이 보였는데, 어려서 부터 이런 것들을 보고 자라면, 꿈을 크게 꾸는데 많은 영향을 끼칠 것 만 같았다. 이외에도 미국에는 애플의 WWDC(Worldwide Developers Converence)라던지, 구글의 I/O와 같은 세계적인 개발자 컨퍼런스도 있다. 나도 언젠가 자녀를 갖게 되면 트렌트를 주도해나가는 많은 업체들이 존재하고 있는 국가에 살면서 CES와 같은 행사에 데려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장에서 하루는 임원을 모시고 미국 법인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과 저녁을 먹기도 했다. 그들을 바라보며 동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 나와서 글로벌 기업들과 회의도 하고, 같이 일도하는 것을 보면서 그 선배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젠간 나도 주재원으로 나와 저렇게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 생각은 작은 씨아싱 되어 내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 심어졌다.
씨앗을 마음 한 구석에 심어둔채 출장은 마무리 되었고, 나는 미국이라는 꿈에서 꺠어나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