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페 이야기> 2-00. 그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
어느 도시, 어느 거리에나 있는 평범한 모퉁이 건물에 그 카페가 있습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그곳에 ‘비틀스’가 있습니다. 재즈 가수 ‘멜로디 가르도’가 있습니다. ‘짙은’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인디 가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이 있습니다.
그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다양합니다.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여기에 있습니다.
금요일 밤 아홉 시가 되면 어김없이 구석진 자리에서 와인을 마시며 프로그레시브 락을 신청하던 '고독맨'.
30대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7, 80년대 음악을 신청하던 음악이야기 공식 커플.
마시지도 않는 커피를 앞에 두고 <즉흥 환상곡>에 심취하여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하시던 '쇼팽 어르신'.
지팡이 짚을 때까지 올 것이니 제발 문 닫지 말고 오래오래 있어 달라던 약사님 부부.
매번 거절을 당하면서도 여지없이 트로트를 신청하는 '뽕필 아저씨' 등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개성과 색깔이 분명한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손님 중에는 유독 큰소리치며 과장과 허세를 기본으로 깔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두 번째 방문인데 단골이라고 자랑처럼 말합니다. 3년 된 우리 카페가 17년이나 된 곳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골임을 자처하면서 정작 음악 신청이 되는 줄도 모르거나 화장실 위치조차 모르는 손님도 있습니다. 심지어 주인이 언제 바뀌었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제 이력에 대해 다르게 알고 있으면서도 확신에 찬 모습과 어조로 말하는 손님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 손님들이 잘못 알고 있는 정보를 애써 수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손님들의 흥을 깨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찌 되었든 지난 3년 동안 많은 손님들이 카페를 다녀갔고 카페 일기에 기록될만한 에피소드를 남겼습니다.
이 기록은 단지 흥미를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카페 운영에 꼭 필요한 손님들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기록이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