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차리면 잘 될 줄 알았다

by 이현웅

카페 오픈 1개월.

음악감상카페를 차릴 계획이라고 말하자 사람들은 환호했다. 하나같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 카페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나를 피했고 어쩌다 만나도 입을 닫았다. 황학동 엘피 가게 주인은 엄지손가락까지 치켜세우며 “완전 대박이죠!”라고 말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데리고 가면서까지 카페 개업을 적극 권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엘피를 팔아먹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그 카페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내게 딱 맞는 일이라며 장사 걱정은 말라던 사람들, 개업하기만 하면 손님은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치던 사람들, 매일 카페에서 살게 될까 봐 걱정이라던 사람들, 그 사람들 대부분은 카페에 오지 않는다. 처음 한두 번 와서 동원할 수 있는 최대의 감탄사와 칭찬을 늘어놓더니 그뿐이었다. 그런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은근히 기분이 좋았고 기대도 했다. 어쨌든 그들이 가끔씩이라도 오면 좋겠다. 인생이란 다 그런 것 아니겠는가!


우여곡절 끝에 2016년 12월 19일, 카페 <음악이야기> 역사는 시작되었다. 찬란한 역사가 될 줄 알았다. 나는 미처 알지 못했다. 나이 먹으면 머리가 빠지고 배가 나온다는 생각만 했지 장사가 안 되는 스트레스로 머리가 더 빠지고 밤마다 마시는 맥주 탓에 배가 더 나온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호기롭게 카페를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난 그 겨울에, 나는 그대로 주저앉고 싶었다. 가혹할 만큼 손님이 없었다. 없다 없다 그렇게까지 없을까 싶었다. 오죽했으면 ‘혹시 건물 1층 출입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폭처럼 험상궂게 생긴 사내들이 건물 출입구를 막고 서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한 번은 혹시 출입구에 더러운 오물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실제로 내려가 확인까지 할 정도였다.

‘오늘처럼 이렇게 추운 날에 누가 밤에 돌아다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밖을 나가보면 길거리엔 사람들이 많았고, 다른 집엔 손님들이 많았다. 문을 연 지 몇 시간이 지나도록 손님이 없으면 직원들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내가 그들의 기분을 풀어줘야만 될 것 같은 분위기가 되곤 했다.


“에이, 우리 카페에 오는 손님들은 연령대가 좀 있잖아? 이렇게 추운 날에 돌아다니면 위험해. 심근경색 올지도 몰라. 집에 일찍 들어가야지. 나부터도 그러겠네.”


농담을 하며 애써 웃었던 것은 설마 한 테이블도 없이 마감을 하겠냐는 불길한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서였는데 불행하게도 그 예감은 적중하는 날이 많았다.

꿈은 아름다웠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꿈은 마음먹은 대로 되었지만 현실은 반대로 이루어진 경우가 더 많았다. 12시간 동안 카페 출입문이 열리기를 바라던 날이 허다했다. 오랫동안 꾸어왔던 꿈은 깊은 늪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무엇이든 해야 했다. 먼저 나를 위로해야 했다. 위로의 방법 중에 음악을 빼놓을 수 없었다. 꿈에 관한 노래 중 유독 나를 끄는 곡이 있었다. 아일랜드 출신 락 그룹 크랜베리스(Cranberries)의 <드림즈(Dreams)>가 그랬다.


곡절이 많고 절망적인 삶에서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을 꿈으로 묘사한 가사가 좋았다. 노랫말에서 사랑의 대상을 카페로 바꾸어 내 맘대로 해석했다. 막막한 현실이지만 그 안에서도 꿈을 꾸고 그것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싶었다.


“그 꿈은 실현될 것이다. 안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돌로레스 오리오던(Dolores O’Riordan)이 허망하게 죽기 1년 전이었던 그 겨울에, 그녀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또 들었다.

https://youtu.be/Yam5uK6e-bQ

작가의 이전글이놈의 카페, 할 짓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