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 짬뽕이 맛있어요?

밥 먹고 합시다 _ 세번 째 이야기

by 이현웅

나는 군산에 살고 있다. 타 지역에 사는 지인에게서 종종 받는 질문이 있다.

“어느 집 짬뽕이 맛있어요?”

군산에 여행을 오거나 볼 일을 보러 오면서 짬뽕이 먹고 싶어 묻는 것이다.

사실 나는 짬뽕을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러니 짬뽕 맛을 알 리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짬뽕을 안 먹으니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들의 속내는 이미 알고 있는 서너 군데 식당 중에 하나를 골라달라는 것이다.

“군산은 웬만한 데 가면 다 맛있어요.”

특정한 식당에 가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 수고를 덜어줄 요량으로 그렇게 말한다. 사실도 그렇다. 타지 사람들에게 유명한 맛집으로 알려진 곳 말고도 맛있는 식당이 많다.
나는 알려지지 않은 식당의 홍보 위원이라도 된 것처럼 열심히 설명한다. 각 식당의 시그니처 디쉬를 소개하고 잘 찾을 수 있도록 내비게이션에 연동시킬 링크도 보내준다. 그런 내게 그들은 좋은 정보를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군산에 오면 그들은 인터넷상에 어마 무시하게 광고를 하고 있거나 이미 타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짬뽕집을 선택한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머리가 벗어질 것 같은 뙤약볕에서도 줄을 서서 기다린다. 그런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sns에 자랑스럽게 올린다. 마치 자신만이 누리는 특별한 순간임을 강조하듯이.
일정을 마치고 군산을 떠나는 중이거나, 나중에 소통할 일이 있을 때 짬뽕 맛이 어땠냐고 물으면 놀랍게도 실망스럽다거나 그저 그랬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시 군산에 오면 그땐 내가 소개하는 집을 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다음에도 그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을 선택할 것임을.


그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식사를 한다는 것이 단지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서거나 먹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함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여행을 할 때에도 특정한 목적지가 있지만 그곳까지 가는 여정에서 겪는 일들도 한 과정으로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일까? 그것이 고단한 일이라도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돌아보면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 그런 것이라면 정말 내공이 대단하지 않은가.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아직도 그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한다. 하여, 나도 줄 서서 기다려볼까 생각 중이다. 줄 서서 기다리기, 같이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