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을 너무 못합니다 <3>
*** 이 글은 스피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자기 계발서를 소설 형식으로 연재하는 글입니다.
이 글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가상의 캐릭터입니다.
저는 왜 그리도 생각이 없는 것일까요? 저도 말을 잘할 수 있다는 이 대표님의 말에 고무된 나머지 그것을 남편에게 말했지 뭡니까?
“그 말을 믿냐? 그 사람이 진심으로 말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렇게 말하는 입을 찰싹 때리고 싶었습니다. 폭력 유발자 의남 씨의 비아냥거림을 떨쳐내지 못한 채 다음 날 교육에 들어갔습니다.
교재 이론 교육이 끝나고 스피치 교육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제 선생님들이 자기소개를 하셨는데요, 어떠셨나요?”
어땠냐고요? 그 창피한 일에 대해 어땠냐고 질문하시는 건가요? 너무 가혹한 거 아닙니까? 하고 항의하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바로 그때, 이 대표님이 저를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습니다.
“김미경 선생님은 어제 자기소개하신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왜 하필 그 질문을 나한테 먼저 하고 그러시는지요. 제가 고개를 들었을 때 이 대표님은 빙그레 웃고 있었습니다. 고문 기술자처럼 느껴졌습니다.
“형편없었지요...”
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동생 편은 있었고요?”
으악! 이 대표님의 썰렁한 아재 개그 좀 보세요. 별로 웃기지도 않는데 인애 씨와 희주 씨는 엄청 크게 웃더군요. 아부의 웃음이 틀림없을 겁니다.
“김미경 선생님은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못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건 또 무슨 질문이 이런답니까? 무슨 소리를 듣고 싶길래요?
“당연히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조금은 뻔뻔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렇군요. 김미경 선생님은 가족이 어떻게 됩니까?”
“남편이랑 딸 하나, 아들 하나 있는데 딸은 6학년이고 아들은 4학년이에요.”
“전에는 어떤 직장에 다니셨나요? 우리 회사는 왜 지원하셨나요?”
이 대표님은 마치 면접 질문을 하듯 그렇게 물었습니다.
“저는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일을 한 적이 없어요. 완전 밥순이로 살았죠. 근데 남편 수입이 줄었어요. 그래서 제가 좀 보탬이라도 될까 싶어서 왔어요.”
“아하, 하나밖에 없는 남편 분 수입이 줄었군요.”
이번에는 이 대표님의 농담에 저도 웃었습니다.
“우리 회사에 오신 소감은 어떤가요?”
“소감요? 음... 솔직히 처음엔 다른 일이 마음에 안 차서 친구가 해보라고 해서.... 근데 제가 말을 너무 못 하니까, 근데 대표님이 저같이 말 못 하는 사람도 말을 잘할 수 있다고 하셔서.... 대표님 믿고 해 보려고요.”
“아이고, 이거 큰일인데요? 제 말대로 안 되면 어떡하죠?”
이 대표님은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김미경 선생님은 우리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까?”
목표요? 이토록 어려운 것을 제게 물으시다니요. 또 저를 괴롭힐 심산이신가요?
“목표요? 음... 솔직히 목표까지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정신줄 놓지 않는 게 목푭니다.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거든요. 지금은 그저 대표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서 따라가려고만 합니다. 목표를 세우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는 말끝을 흐리면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고개는 절로 숙여지고요. 이제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겠지 했는데 이 대표님의 다음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번쩍 들어졌습니다.
“김미경 선생님, 말씀을 잘하시는데요?”
이건 또 무슨 손흥민이 동네축구하는 소리랍니까? 누굴 놀리는 건가요? 그런데 옆자리에 있던 인애 씨가 “그러니까요. 말씀 잘하시는데요?”라고 말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겠지 생각하는데 희주 씨까지 “정말요. 말씀 잘하시네요.” 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입니까?
이 대표님은 강의를 이어가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특성상 말솜씨가 탁월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이 말을 주고받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지 않는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말이라는 도구로 의사소통을 하며 별문제 없이 삽니다. 지금 여기 계신 선생님들도 수십 년 동안 그렇게 말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발전시켜 왔고, 많은 일을 해왔을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말을 못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어나서 말하거나, 면접을 보거나, 인터뷰를 하거나, 상담을 하거나, 마이크를 사용하거나, 여러 사람들 앞에 서서 할 때 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맞습니다. 긴장하고, 백야 상태가 되고,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본인 스스로가 말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말을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말하는 사람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음 시간에 함께 찾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