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이어폰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유명 연예인이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면서 유선 이어폰이 다시 '대세'가 되고 있다나. 이 기사를 보면서 나는 너털웃음이 나왔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한 적도 없는데, 다시 유선 이어폰이라니.
사람마다 새로운 물건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나는 새로운 기기, 첨단 테크날로지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라서 무선 이어폰이라는 것이 나온 후에도 사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유선 이어폰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용하려고 이어폰을 꺼내 보면 선이 꼬여 있어서 좀 풀어줘야 하긴 한다. 그런데 그 정도 수고가 뭐 그리 대단하단 말인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 그 정도 수고쯤은 충분히 할 용의가 있다.
유선 이어폰이 불편해서였는지, 아니면 새로운 기기가 신기해서였는지 주변의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다. 무선 이어폰은 중간에 음이 끊기는 현상이 가끔 있고, 주기적으로 충전을 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한참 음악을 신나게 듣고 있는데, 음악이 딱 끊기면 뭔가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주기적인 충전이라니... 그게 더 수고롭지 않을까?
무선 이어폰이 막 등장했을 때 콩나물 머리 같기도 하고, 선이 없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계속 보다 보니 많이 익숙해졌다. 그래도 이상하게 써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유선 이어폰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다시 유선 이어폰이 돌아오고 있다"는 기사가 그래서 나는 좀 당황스러웠다. 나처럼 계속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던 사람에게는 "다시"가 아니니까.
그래도 기술이 발전해서 새로운 물건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것은 참 재미있다. 내가 사용하지 않아도 그런 물건이 생겨나는 까닭은 있기 마련이고, 또 새로운 물건을 즐겨 사용하는 사람들도 꾸준히 생긴다. 유선 이어폰 다음에는 무선 이어폰이었는데, 이다음에 또 새롭게 등장할 이어폰이 있을까? 문과가 상상력을 발휘하면 이과가 그걸 실현해 낸다고 하던데, 어떤 사람들이 또 새로운 이어폰을 상상해 낼지 참 궁금해진다. 그래도 그다음 이어폰은 없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