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분이면 그다지 긴 시간이 아니다. 이 시간에 대체 뭘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싶어 그냥저냥 시간을 흘려보냈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도 애매하고, 공부를 하려다간 책만 펴고 끝날 것 같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을 쌓아보니 일주일에 몇 시간이 훌쩍 넘는다. 일주일 동안 계산할 것도 없다. 하루 동안 별 의미 없는 인터넷 기사를 클릭한 시간, 결국엔 사지도 않을 것 같은 옷을 클릭해 본 시간만 해도 다 합치면 한 시간이 넘을 것 같다. 한 시간만 된다고 해도 다행이라고나 할까. 이렇게나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니!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간이라고 하는데, 왜 대체 나는 시간을 돈처럼 아껴 쓰고 있지 않은 것일까?
아마도 시간은 다음날에도 또 가질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 당장 내가 1시간을 낭비했다고 해도 시간은 계속 나에게 주어진다. 쓰면 없어져버리는 돈과는 다르다. 통장의 현금이 줄어드는 것, 카드 명세서에 내가 지불해야 할 돈이 쌓이는 것은 눈에 보인다. 하지만 시간은 보이지도 않고, 1분 후에는 또 다른 1분이 있다. 그러니 시간의 중요함을 모르게 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알차게 사용한 시간이 내일 100만 원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다면 어떨까? 아마 누구라도 열심히 사용해서 내일 100만 원을 받으려고 하지 않을까?
그런데 문제는 내가 지금 알차게 사용한 시간이 언제, 얼마만큼의 돈으로 돌아오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사실 내가 열심히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그런 행동이 반드시 돈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 자체로 어떤 소득도 얻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명문대에 들어가면 좋은 직장을 얻을 확률은 높아지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돈이 되지 않는다.
유튜브에 올라온 다양한 영상을 보면 재미있고, 쇼핑을 하면 당장 나에게 새 옷이 주어지지만, 열심히 공부한 시간, 나를 위해 투자한 시간은 언제, 어떤 형태로 나에게 보답을 할지 알 수 없으니 당장의 재미를 위해 유튜브를 시청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아이들이 모두 잠든 후의 금쪽같은 시간을 유튜브 시청으로 낭비하다니. 하루 동안의 치열했던 삶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그래서 이렇게 반성을 한다.
내일은 꼭 일찍 자야지!
그러고 나서 그다음 날을 똑같이 살고 똑같은 후회와 반성을 한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나라는 나약한 인간! 사람이 변하려면 만나는 사람을 변화시키거나 생활하는 장소를 변화시키거나 시간을 쓰는 방법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누군가가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사람과 장소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시간만큼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으니 나의 전략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시간을 사용해서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일 년 후에 머리를 다시 하러 갈 계획이다. 그때는 지금과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